진에어 경영개선 과제 모두 이행···조양호 회장이 진에어 사내이사에서 언제 물러날 지가 관건

진에어가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개선 방안을 사실상 모두 이행했다. / 사진=진에어
진에어가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개선 방안을 사실상 모두 이행했다. / 사진=진에어

‘물컵 갑질’ 사태로 국토교통부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가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개선 과제를 모두 이행했다. 이제 남은 것은 국토부와 조양호의 결단인데, 제재 해제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진에어 직원들은 여전히 노심초사하고 있다.

진에어는 최근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에 대한 안건을 처리했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비중이 높아지고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는 등 면허 취소 소동 당시 약속했던 경영문화 개선방안을 모두 이행한 셈이다.

이제 남은 절차는 크게 딱 2가지다. 우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스스로 진에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 진에어가 진정한 경영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입장이다. 박상모 진에어 노조위원장은 “여전히 조양호 회장은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며 “조 회장이 모든 계열사에서 한 번에 내려오겠다고 했는데, 행정절차를 얼마나 빨리 마무리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완벽히 내려와야 국토부도 제재를 해제할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또 하나 남은 결정은 국토부가 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재 해제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진에어의 경영개선 이행사항과 관련한 보고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 두 절차가 빨리 마무리 될 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심스러워하고 있다. 우선 조 회장이 계열사 사내이사에서 모두 빠지는 절차가 언제 끝날지 누구도 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다. 한꺼번에 모든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겠다고 한 터라, 진에어만 따로 떼어 내 처리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토부가 얼마나 빨리 해당 사안을 이행할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해당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우선 신임 장관이 임명돼야 한다. 그런데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현재 투기 문제에 발목 잡혀 언제 자리에 오를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가 장관이 된다고 해도 취임 후 일정들을 마무리하고 상황을 보고 받고 의견을 내기 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기약 없는 상황인 것이다.

국토부 항공산업과 관계자는 “주총을 마친 것과 별개로 문제가 된 부분들에 대해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행을 했는지 여부 등을 따져 제재를 해제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경영개선 이행사항은 아니지만, 평가에 참고는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제재 기간이 길어지면서 진에어는 신규노선 취항 및 항공기 도입을 못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제재 때문에 사업계획을 세우기 힘들다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국토부 역시 ▲구체적인 행정지침에 의해서가 아닌 갑질경영을 제재한다는 명목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 ▲ 정작 문제를 일으킨 조현민 전 전무는 빠져있고 직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 등 뒷말이 나오고 피로감이 쌓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정 조건만 갖춰지면 의외로 제재 해제가 속도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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