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낮춘 급매물 위주로 거래 “매수자 관망세로 돌아서”
고양시 올해 22년만에 최대 물량 입주, 덕양구에 집중

삼송·지축·원흥지구 및 은평뉴타운 위치도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신분당선 연장선, 스타필드 고양 등 각종 개발호재로 승승장구했던 삼송지구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는 분위기다.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이후 거래가 끊기면서 호가 역시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삼송지구가 속한 덕양구에 대규모 아파트 물량이 입주를 앞두고 있어 집값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경기도 경계선에 위치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일대는 원흥지구·삼송지구·지축지구·은평뉴타운(원·삼·지·은) 라인을 따라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 지역은 1기 신도시인 일산보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개발 호재가 많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삼송지구는 2017년 쇼핑 테마파크인 ‘스타필드 고양’이 개장하고, 신분당선 북부 연장안이 검토되면서 개발호재의 중심에 선 지역이다. 집값 역시 덕양구 내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내에서 삼송동은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1780만원으로 가장 높고, 원흥동(1674만원), 동산동(1661만원)이 뒤따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삼송지구 일대는 부동산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실제로 삼송지구 일대에서 역세권 아파트인 ‘삼송2차아이파크’의 경우 올해 들어 단 1건만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거래절벽 수준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삼송역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올 2월에 거래된 1건도 현재 호가보다 7000만원 가량 낮춘 급매물이었고, 주변 아파트 역시 급매물 외에는 거래가 정체된 상황이다”며 “또 삼송지구는 조정대상지역에 속해 대출·세금 규제를 받고 있어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급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고양시에서는 올해 22년만에 최대 물량인 1만3410가구가 입주에 나설 예정이다. 이중 74%(9973가구)가 삼송지구가 속한 덕양구의 입주물량이다. 삼송지구에서는 3480가구가 공급된다.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기존 집값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인근에 위치한 지축지구의 첫 입주가 올 11월부터 시작된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지축지구에서는 지축역 반도유보라(11월·599가구)와 지축역 센트럴푸르지오(12월·852가구)가, 2020년에는 지축역한림풀에버(1월·1102가구), 지축역중흥S클래스(12월·732가구)가 줄줄이 입주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삼송지구와 은평뉴타운 사이에 위치한 지축지구는 양쪽의 인프라를 고루 이용할 수 있어 삼송지구보다 정주여건(녹지환경·교통·생활 인프라 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연식이 5년여 지난 시점이라 새 아파트 거주를 원하는 수요가 지축지구로 이동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축지구 내 아파트들은 전매가 제한되고 2년 거주기간을 채워야 양도소득세를 비과세 받을 수 있는 만큼 매물이 생각보다 적게 나올 경우 삼송지구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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