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방대한 자료로 혐의 인정 사례 많아···전·현직 ‘대표’ 소환 여부 주목

안국약품 사옥 전경 / 사진=시사저널e
안국약품 사옥 전경. / 사진=시사저널e

검찰의 안국약품에 대한 수사 종료가 당초 예정보다 일부 지연돼 현재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검찰에 소환돼 수사 받은 퇴직자들은 이달 말 소환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일부 퇴직자는 검찰에서 방대하고 자세한 자료를 제시받자,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향후 안국약품 전·현직 대표이사 소환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식품·의약조사부는 지난해 11월 하순 압수수색 이후 안국약품에 대한 수사를 4개월째 진행하고 있다. 과거 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 수사 관행 등을 감안하면 리베이트 수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안국약품과 검찰 측에서 확인한 사항은 없는 상태다. 

현재 수사 진행상황에 대한 관측은 일부 차이가 있다. 안국약품 퇴직자들은 검찰이 퇴직자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현직자 대상 소환을 최근 착수했다고 전했다. 반면, 안국약품은 현직자와 퇴직자에 대한 구분 없이 검찰이 소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부지검이 수사 마무리를 위해 안국약품 관계자들을 소환해 수사하는 단계인 것으로 파악된다.

퇴직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당초 서부지검이 관계자 소환의 마무리 시점으로 설정한 기간은 이달 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안국약품 압수수색에서 가져온 10년간의 자료가 방대하고 상세하기 때문에 소환과 수사에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돼 일정이 지연된 상태로 알려졌다.

안국약품 수사에 정통한 복수의 업계 소식통은 “회사 서버에서 다운 받은 디지털 자료가 너무 정확해 소환 받은 퇴직자도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고 인정한 후 사인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자료가 자세하고 정확하면 수사를 하는 검찰도 일정 부분 부담을 갖게 된다”면서 “안국약품 건을 마무리하고 다른 사안도 수사해야 하는데, 3월 말 시점을 늦춰 관계자 소환과 수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향후 검찰과 경찰 등 사정당국의 제약사 수사에서 서버 디지털 자료를 위주로 5년치나 10년치를 다운 받아 검토하는 방식이 빈번해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 수사에서도 이같은 방식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퇴직자와 현직자를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안국약품 전·현직 대표가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과거 안국약품 대표를 역임한 A씨는 7년간 영업본부장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검찰의 소환 가능성이 있다. 그는 현재도 모 제약사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단, 현직 대표의 경우는 소환 여부가 불투명하다. 안국약품은 현직 대표들이 검찰로부터 소환장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소식통은 “사정당국이 제약사 서버를 털어 가면 모든 것이 노출될 수 있다”며 “중견제약사와 중소제약사들이 안국약품을 지켜보는 것은 이같은 사유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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