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앞세운 마켓컬리 무서운 성장세···기존 유통강자 앞다퉈 진출
생존 기로 놓인 대형마트 '새벽배송'에 사활···"업체 간 출혈경쟁 불가피"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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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새벽배송에 대기업이 앞 다퉈 진출하고 있다. 새벽배송은 온라인의 전성시대를 다시 한 번 이끌 만큼 시장에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업체 간 출혈경쟁은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새벽배송이 대세로 자리매김한 데는 무엇보다 신선식품 스타트업 ‘마켓컬리’의 공이 크다. 4년 전 첫 서비스를 시작한 마켓컬리는 밤 11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까지 상품을 집으로 배달해준다.

상하기 쉬운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것 자체도 생소했지만 초고속 배송은 소비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입소문은 순식간에 퍼졌다. 매출도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마켓컬리는 2016년 173억원, 2017년 465억원, 지난해는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마켓컬리의 성장을 유통 강자들이 가만히 두고 볼일 없었다. 이마트와 롯데슈퍼, GS리테일이 앞 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 온라인 새벽배송 ‘쓱배송 굿모닝’을 시작했다. 쓱배송 굿모닝은 이마트몰을 통해 전날 오후 6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6~9시 혹은 오전 7~10시 두 가지 시간대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도 서울과 부산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새벽배송인 롯데프레시를 선보였고 GS리테일은 ‘GS프레시’란 서울과 경기 일부(분당, 일산, 부천)에서 새벽배송을 시행하고 있다.

새벽배송이 이렇게 주목받는 것은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멈춘 영향도 있다. 대형마트는 온라인과 편의점에 고객을 빼앗겨 과거의 영광은 뒤로 하고 이제는 생존을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특히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일 지정 등 규제를 받아 미래는 더욱 암울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벽배송’이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는 대형마트의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대형마트에 가지 않고도 빠르고 품질 좋은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다면 ‘메이저 브랜드’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실제 이마트몰의 성장세를 보면 소비자들의 선호를 금세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이마트 오프라인의 매장 매출은 전년대비 3.1%에 그친 반면 이마트몰은 같은 기간 25.2% 증가했다. 이마트몰의 매출도 사상 첫 1조원을 돌파한 1조50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버티는 것 조차 버거운 대형마트들이 새벽배송마저 실패하면 정말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이라며 “새벽배송에 사활을 걸수 밖에 없으며 향후 출혈경쟁은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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