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라이벌 LG화학 넘어선 뒤 3년 만에 다시 밀려나···27일 주총서 수처리 면허취득 위한 정관개정 의결, 해당 사업 드라이브 본격화

롯데케미칼 대구수처리공장 /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대구수처리공장 / 사진=롯데케미칼

경쟁사 LG화학에 비해 사업다각화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 온 롯데케미칼이 ‘수(水)처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업계는 이 같은 행보를 놓고 화학업계 1위 탈환을 위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수처리 사업이란 바닷물·폐수 등의 재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화학업계의 ‘미래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워터마켓(GWM)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시장규모만 9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고부가가치 사업 분야다.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될수록 각광받는 분야다.

롯데케미칼은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31층 ‘오라토리움’에서 개최된 주주총회를 통해 ‘산업환경설비공업 및 상하수도설비공사’를 사업정관에 추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면허·허가 등을 받기 위해 필요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그간 연구·개발에 공을 들인 롯데 측이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채비를 마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015년 삼성SDI의 분리막기술을 인수해 연구개발부서 산하에 별도 ‘수처리개발팀’을 마련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월 대구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대구시가 국내 유일의 물 산업단지로 조성한 ‘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해 있다. 향후 증설도 계획 중이다.

롯데케미칼이 본격적으로 신사업에 시동을 걸면서 ‘라이벌’ LG화학과의 경쟁 또한 치열해질 모양새다. LG화학은 지난해 LG전자로부터 관련 사업부문을 양도받은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 창립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실적면에서 LG화학을 누르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가 지난해 2위로 다시 내려앉았다. 올해는 신사업을 기반으로 해 재차 1위 탈환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액 28조1830억원, 영업이익 2조246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대비 23.3% 하락한 수치다. 롯데케미칼은 16조54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9686억원에 그쳐 85.8% 하락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양사 모두 시황부진에 따른 실적감소를 보였다. 다만 내용면에선 확연한 차이가 있다. LG화학은 △기초소재 △배터리 △바이오 등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지녔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의 96.6%는 기존사업부문인 기초소재에서, 5.8%는 배터리분야에서 각각 발생했다. 배터리사업의 경우 2017년 영업이익의 1.0%를 차지하고 2016년까진 적자를 내던 분야였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등 외부적 요인이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면서 “LG화학은 사업다각화에서 실익을 거둠으로서 더 큰 낙폭을 막은 반면, 기존 사업에 치중했던 롯데케미칼은 이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2016~2017년 롯데케미칼의 업계 1위도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달 영국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2019 화학업계 10’(Brand Finance Chemicals 10 2019)에 따르면 LG화학의 브랜드가치는 33억3800만달러(약 3조7872억원)로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10위권 내 업체들 중 가장 높은 성장률(37.9%)을 보였다. 국내 2위 롯데케미칼은 이름을 올리지 못해 온도차를 보였다.

해당 보고서는 LG화학이 올해 집계에서 글로벌 화학기업들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미국 듀퐁을 제치고 세계 4위로 뛰어 오를 수 있던 배경에 대해 “중국 배터리공장 증설 및 확장에 힘입어 아시아지역에서 인지도가 개선됐다”고 설명하며 신사업이 배경이 됐음을 시사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