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물량 70% 육박, 자이가 이끌어
입지 ‘갑’은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한 래미안 라클래시
조합 내홍 등 이유로 분양일정 늦어지며 이보다 더 적어질 수도

올 상반기 강남권에서 분양이 예정된 사업장 목록 / 자료=업계취합,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 상반기 강남권에서 분양이 예정된 사업장 목록 / 자료=업계취합,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강남권 새 아파트 입주권 따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강남3구에서는 분양 사업장이 하나도 없었는데 2분기에 예정된 물량도 1000여 세대에 불과해서다. 공급은 모두 재건축을 통해 이루어진다. 최근 일부 조합이 내홍을 겪고 있는 것에 비추어보면 이보다 사업진행 일정이 늦어지면서 1000세대 미만 한정판이 될 수도 있다. 

전국 분양물량은 급증, 씨마른 강남 물량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에는 건설사들이 서울 강남권 총 7개 사업장에서 1041세대 분양에 나선다. 강남구가 558세대, 서초구가 483세대로 예정돼 있다. 송파구에선 예정된 공급물량이 없다. 강남3구 통틀어 나오는 1000여 세대는 내달 초 북위례에서 나오는 한 아파트의 단지 물량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이는 전국 분양시장에서 공급물량이 대거 풀리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2분기에 전국에서 총 154곳 13만930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며 이 중 일반공급 물량은 9만9186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분양실적(4만4861가구)과 비교하면 5만4325가구, 약 12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처럼 전국 주택시장 분양물량이 급증한 것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연기, 기본형건축비 인상 이슈 등으로 일정이 밀렸던 물량들이 일제히 풀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강남권 분양물량은 프리미엄급 한정판 신상으로 더욱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택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고 강남권은 중도금 대출까지 모두 막혀있지만 강남권 청약 대기 수요는 꾸준하다. 인근 구축 아파트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최근 건설사들이 앞다퉈 내놓는 우수한 커뮤니티 시설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장기적으로는 시세차익도 챙길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한다. 올 1월 입주를 마감한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의 경우 분양했던 지난 2016년 6월 당시 전용 59가격이 9억 중반대였는데 현재는 17억 원 까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총 1041중 709세대로 강남권 ‘자이’ 파워 입증··· 래미안’도 시장 관심

2분기 강남권 분양은 자이가 이끌 전망이다. GS건설이 전체 분양물량의 약 70% 가량을 내놓는다. 방배그랑자이가 내달 초 스타트를 끊는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최고 20층, 8개동, 758가구다. 일반분양 물량은 256가구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남부순환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 동덕여중고, 상문고, 서울고 등이 있어 학군이 우수하며 해당지역 일대는 재개발·재건축이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한다. 방배그랑자이 준공은 2021년6월 예정이다. 이후 6월 분양예정인 ▲서초그랑자이 ▲개포그랑자이 역시 각각 재건축 후 1000세대, 3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여서 시장관심이 높다. 다만 개포그랑자이의 경우 단지 내 유치원과의 갈등, 오는 30일로 예정된 조합장 해임 총회 등으로 분양이 늦어질 수도 있다. 

이들에 비해 덩치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7개 사업장 가운데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곳은 래미안 라클래시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19-1, 4번지에 상아2차를 재건축해 5월에 공급한다. 지하 3층~지상 35층, 7개 동, 전용 59~136㎡, 총 679가구 규모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 초역세권이며 9호선 삼성중앙역, 분당선 강남구청역도 이용할 수 있다. 언북초, 언주중, 경기고와 대치동 학원가가 인접해 있어 학군수요가 예상된다. 게다가 영동대로 통합개발 호재를 누릴 수 있다. 입지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분양가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새는 확정되기 전까지 쉬쉬하는 분위기지만 평당 4500만 원 수준에서 얘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강남이라는 입지적 우수성과 단지 각각의 매력이 있는 만큼 우수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강남권은 가격이 높아 수요층이 한정돼 있다. 청약경쟁률이 낮아질 수는 있어도 들어오려는 사람은 여전해 청약 마감이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분양 예정된 단지들은 우수한 브랜드 파워에 입지적 장점 등의 이유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보유가치 면에서 뛰어나다. 집단대출이 안 돼 미계약 물량이 남더라도 자본가들이 이른바 줍줍 방식으로 챙기면서 분양물량은 충분히 소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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