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물산, 동서유지 내부거래 비중 각각 99.99%, 98.99% 달해
지주사 동서 사업부진에도 691억원 현금배당 실시···오너가 배당잔치 ‘눈총’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식품 중견기업 동서그룹이 일부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서그룹 오너일가가 지배주주인 동서는 전년보다 떨어진 실적에도 700억원에 달하는 고배당을 실시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서물산과 동서유지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99.99%, 98.99%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물산의 경우 지난해 동서식품으로부터 762억원의 매출을, 동서유지는 동서와 동서식품으로부터 각각 272억원, 11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981년 설립된 동서물산은 커피 및 다류의 제조, 포장 및 판매 등을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지주사인 동서가 62.5%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1987년 설립된 동서유지의 경우 식물성유지와 정제된 식용유 등을 제조, 판매하며 커피포장 등의 사업을 한다. 동서유지 역시 지주사인 동서가 50%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표=조현경 디자이너
/표=조현경 디자이너

앞서 동서그룹은 계열사인 성제개발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있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대규모기업집단 이외 그룹들의 일감몰아주기 등 사례분석’에서 “성제개발은 2011년 까지 매출액 90% 이상이 계열회사에서 발생했다. 이후 감소해 2014년 계열회사에 대한 매출은 약 44%”라고 지적했다.

동서그룹은 성제개발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분인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주사인 동서가 2017년 성제개발의 지분 56.91%(56만9096주)를 인수해 지분 100%를 확보하며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싹을 아예 제거해 버린 것이다. 해당 지분은 김상헌 전 동서그룹 회장의 장남 김종희 동서 전무,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의 두 아들 동욱, 현준씨 등 오너가 3세들이 보유한 지분이었다. 당시 성제개발의 배당 성향은 90% 안팎으로 매우 높아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지분인수로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어느 정도 해소했지만, 이번에는 오너 일가가 지배주주인 지주사의 고액배당이 도마에 올랐다. 핵심사업의 부진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오너일가의 배당잔치가 눈총을 사고 있다. 동서는 지난해 전년대비 4.8% 줄어든 11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결산으로 주당 70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금총액만 691억원이다. 지난해 말 동서의 오너일가 지분율은 67.66%다.

동서가 첫 배당을 실시한 2003년부터 이번 결산배당까지 오너일가가 가져가는 돈만 4000억원을 넘어선다. 이런 동서의 배당잔치는, 동서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이 실시한 배당금이 재원으로 쓰였다. 해당 계열사는 동서가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한 동서유지, 동서식품이다. 문제는 두 회사 내수부진 여파로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매출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하는 동서식품은 최근 커피전문점 호황으로 총매출이 전년보다 약 265억원 줄었다. 동서유지 역시 사업부진으로 전년보다 매출액이 약 200억원 감소했다.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단위 %)
(단위 %)/표=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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