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스트리밍 서비스 및 뉴스·게임 구독 서비스 공개

팀 쿡 애플 CEO가 애플 TV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팀 쿡 애플 CEO가 애플TV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이 콘텐츠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애플은 TV 스트리밍 서비스와 뉴스 구독 등을 향후 서비스할 계획이다. 다만 관련 시장에 이미 강력한 경쟁자들이 포진하고 있어 성공하기 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새로운 TV 스트리밍 서비스인 ‘TV플러스(+)’와 번들형 뉴스·잡지 구독 서비스 ‘뉴스플러스(+)’,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골드만삭스와 제휴한 ‘애플카드’ 등을 발표했다.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 공개 같은 하드웨어가 아닌 디지털 콘텐츠를 위해 이처럼 큰 이벤트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 넷플릭스에 도전장

애플 TV 서비스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 주요 방송 채널을 섞어놓은 방식이다. 애플 TV플러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Mac), 애플 TV 앱 적용 기기 등 전 세계 14억개 애플 디바이스를 활용한다. 애플 TV 앱이 연동되는 기기에는 삼성과 LG, 소니의 스마트TV도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폰 매출 저하를 타개하고자 콘텐츠 서비스에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아이폰은 과거와 같은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기존 아이폰을 쓰던 고객들이 삼성 갤럭시S10 등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애플이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규모는 426억 달러로 글로벌 영화 박스오피스 매출 411억 달러를 사상 처음 추월했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는 1억39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이다.

애플은 넷플리스와 마찬가지로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자체 컨텐츠 제작을 위해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과 영화배우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등을 영입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날 애플의 미디어 행사에 직접 참석해 무대 위에서 애플 TV 플러스를 직접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의 장밋빛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은 애플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애플의 동영상 서비스는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의 훌루, AT&T 등 잘 구축된 플레이어들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이들은 콘텐츠에 연간 2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데 애플은 10억 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마케터 애널리스트 폴 버나 역시 AP통신에 “애플의 진입은 너무 늦었다. 이 시장은 넷플릭스가 이미 기준을 만들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애플의 뉴욕증시 주가는 이날 신규 서비스 공개에도 불구 1.21% 하락했다. 반면 경쟁사인 넷플릭스는 1.4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역시 애플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방증이다.

◇뉴스·게임 구독서비스, 새로운 돌풍 일으킬까

애플은 또 이날 내셔널지오그래픽, 피플 등 300개 이상의 매거진, 월스트리트저널(WSJ), LA타임스 등 주요 신문을 망라한 번들형 신문·잡지 디지털 구독서비스 ‘뉴스플러스’와 새로운 게임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도 선보였다.

애플은 뉴스플러스 구독 서비스를 월 9.99달러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플러스에 제공되는 매거진과 주요 신문을 오프라인으로 각각 받아볼 경우 연간 8000 달러가 든다.

애플 아케이드는 구독형 게임 서비스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게임 대다수는 돈을 내고 앱을 사거나, 무료로 내려받은 뒤 앱 내에서 콘텐츠나 아이템을 구매하는 형태다. 특히 일부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과도한 현금 지출 유도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아예 구독 형태로 돈을 지불하고 그 안에서 여러가지 게임을 추가 구매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인 것이다. 현재 100여개 이상의 게임이 준비중이며,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TV 등 애플의 모든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구독형 서비스들의 경우 상당한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가 많다고 해서 해당 콘텐츠를 모두다 이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특정 콘텐츠만 따로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게임의 경우 콘텐츠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콘솔을 제외한 온라인·모바일 시장은 부분 유료화가 대표적인 비즈니스모델(BM)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게임사들이 애플의 구독형 게임서비스에 관심을 보일순 있겠으나 이를 전면 수용하긴 어려워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구독형 서비스의 경우 사실상 클라우드 게임과 크게 다를바 없어 보인다”며 “이미 소니가 관련 서비스를 지난 2015년 출시했으며 최근엔 구글 등 IT 공룡들이 해당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게임 콘텐츠에 있어 이렇다할 강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애플이 해당 기업들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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