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기류 달라졌다”···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로비 의혹도 검찰 고발 예정, 쪼개기 후원 의혹과 병합 가능성도 솔솔

황창규 KT회장(맨앞)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황창규 KT회장(맨앞)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황창규 KT 회장이 검찰과 국회로부터 동시에 압박을 받게 됐다. 국회에서 제기된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고발이 이뤄질 예정인데, 모두 ‘정치권 로비 의혹’이라는 키워드로 묶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사건 간 병합이 이뤄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황창규 KT회장을 둘러싼 정국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우선 검찰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KT에 대한 수사는 예전부터 시작됐었지만, 최근 들어 특히 변화된 기류가 감지된다는 전언이다. 황창규 회장에 대한 각종 검찰 고발을 주도해온 한 시민단체 인사는 “고발 초기였던 지난해부터 돌이켜보면 검찰이나 경찰 모두 수사를 적극적으로 할 의사가 있는지 다소 의심스러웠다”며 “그런데 구정 이후, 특히 최근 들어 조사하는 걸 보면 뭔가 수사기류가 바뀌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황창규 회장 등 KT 임직원들의 국회의원 99명 쪼개기 후원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샀다가 되팔아 현금으로 만드는 '상품권깡'을 통해 비자금을 만들어 국회의원들에게 뿌린 혐의다. 서울남부지검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KT 부정취업 청탁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공개한 KT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고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 및 KT 새노조 측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26일 이 의원이 고발한 사안과 관련, 황 회장을 고발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KT가 정치권 인사 및 경찰 출신 등 인사 14명을 고용해 거액을 지급하고 로비에 활용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처럼 KT 관련 수사는 각기 다른 사건이지만, 공교롭게도 서로 ‘정치권 로비’라는 키워드로 얽혀 있다. 다시 말해 해당 사건들이 KT 정치권 로비 의혹에 대한 하나의 사건으로 병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한 검찰 인사는 “수사대상이 같다고 꼭 병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사점 등이 있고 사건 간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일 땐 병합해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 및 검찰 발(發) 위기로 궁지에 몰린 황창규 회장이 제 2의 교체 위기를 넘기고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 회장은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던 초기부터 교체설에 시달렸으나, 이후에도 임기를 마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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