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근 민변 부회장 “국민연금, 당장 의결권 행사 방향 공개해야”···국민연금 “주총 전까지 공개할 것” 방침 재확인

소액주주 의결권 수집에 힘쓰던 시민단체는 주총을 이틀 앞두고 국민연금 압박을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소액주주 의결권 수집에 힘쓰던 시민단체는 주총을 이틀 앞두고 국민연금 압박을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오는 27일 열리는 대한항공 주주총회는 올해 가장 주목되는 주총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소액주주 의결권 수집에 힘쓰던 시민단체는 주총을 이틀 앞두고 국민연금 압박을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은 “국민연금 판단에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자 3분의 1의 표가 결정된다”며 의결권 행사 방향 공개를 촉구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직원연대지부 등이 소속된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은 25일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 지역본부 앞에서 조양호 연임 반대 주주권 행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김남근 부회장은 회견 이후 기자와 만나 “오늘 혹은 내일이라도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밝혀야 한다”며 “만나본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중 3분의 1이 반대 의결권을 위임했고, 국민연금의 방향에 따르겠다는 주주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의 주장대로라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 공개 시점이 조양호 회장의 연임건에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주총 전까지 홈페이지에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개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주총 전까지라는 것을 제외하곤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만일 오는 26일까지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보일 경우,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시민행동에 위임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 반면 주총 직전에 행사 방향을 공개할 경우 의결권 위임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25일 기준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지분은 11.56%이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이지만 지분율은 29.96%이다. 대한항공 정관상 이사 연임을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다만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을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선 연임 반대 측이 참석 주주 중 2000만 주를 확보하면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만일 국민연금이 연임에 반대할 경우 시민행동은 800만~900만 주의 소액주주를 확보하면 된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엔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도 참석했다. 박창진 전 사무장은 “조씨 일가의 행태가 시정잡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눈가리고 아웅식의 의결권 행사가 아니라, 공정한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라고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이 국민연금에 반대 의결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지부장・김성지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공민규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지부장. /사진=최창원기자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이 국민연금에 반대 의결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지부장, 김성기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공민규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지부장. / 사진=최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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