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욜·삼성·화웨이에 이어 샤오미도 폴더블폰 가세···LG전자, 롤러블 TV 최초 공개
폴더블, 롤러블 넘어 스트레처블까지 '폼팩터' 경쟁 예고

/그래픽=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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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직사각형 화면을 표준으로 삼았던 스마트폰 시장이 새로운 격변을 맞았다. 삼성,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까지 화면을 접고 펼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는 소식에 업계 관심이 뜨겁다. 다양한 외형 구축이 가능한 '플렉서블'이 디스플레이 시장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며 TV, 노트북 등 다양한 가전 부문까지 폼팩터 경쟁이 예고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말 미국에서 ‘갤럭시 폴드’ LTE 모델을, 5월에 국내 5G 모델을 출시할 전망이다.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19)에서 최초 공개된 갤럭시 폴드는 기기를 접으면 4.6인치, 펼치면 7.3인치의 화면을 제공한다. 더 넓은 화면으로 다양한 컨텐츠와 함께 멀티태스킹 기능을 제공하는 한편, 새로운 복합 폴리머 소재를 적용해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두께를 더 얇게 만들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해외 유튜브를 통해 유출된 갤럭시 폴드의 시연 영상을 두고도 외신 보도가 이어졌다. 

삼성전자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도 폴더블폰 시장에 가담했다. 지난달 개최된 MWC에서 공개된 메이트X는 안으로 접는(인폴딩) 갤럭시 폴드와 달리 밖으로 접는(아웃폴딩) 구조로, 화면을 펼치면 8인치, 접었을 때 전면 6.6인치가 된다. 앞서 중국 제조사 로욜이 올해 소비자가전박람회(CES)를 통해 폴더블폰 '플렉스파이'를 먼저 선보였지만 완성도가 더 높은 양사 제품에 시장 관심이 양분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했던 샤오미마저 폴더블폰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며 시장 열기를 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보기술(IT) 매체인 GSM아레나 등 외신은 샤오미가 올 2분기 '미 폴드' 혹은 '미 플렉스'라는 이름으로 폴더블폰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 제품이 미국 999달러(약 113만원), 유럽 999유로(128만원) 등으로 책정, 갤럭시 폴드(1980달러), 메이트X(2299유로)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가성비'로 통하던 제품을 내놓던 샤오미가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소식에 '폴더블'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시장은 폴더블폰을 기점으로, 외형을 접고 펼치거나 둘둘 말 수 있는 폼팩터 경쟁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트렌드를 넘어 제품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성장이 둔화된 시장에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HS 마킷은 전 세계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올해 150만대에서 오는 2025년 53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외 기업들의 폼팩터 혁신 경쟁은 스마트폰 시장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향후 TV, 노트북 등 다양한 부문에서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초 개최된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19)를 통해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최초 공개하며 연내 출시 계획을 밝혔다.

이 제품은 TV 화면이 하단 본체 속에 돌돌 말려 있다가 TV를 시청할 때 화면을 다시 펼쳐 위로 끌어 올린다. 총 3가지 뷰 타입을 제공해 TV를 보지 않을 때는 하단 스피커만 사용해 음악 감상만 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간 활용도를 크게 제고한 이 제품은 비디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CES혁신상을 수상했다.

다만 폼팩터 경쟁은 장기전이 될 공산이 크다. 아직까지 초기 형태 제품인 까닭에 내구성, 상품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고 있어 연내 보급을 거론하긴 어렵다. 디스플레이가 개발돼도 상용화를 위해선 기술적 장벽도 넘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화면을 휘거나 접을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보했지만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기까지는 약 8년의 개발과정이 걸렸다.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자사 뉴스룸을 통해 “접는 방식, 돌돌 말아서 보관할 수 있는 롤러블 방식, 화면을 늘릴 수 있는 형태까지 더 이상 미래 얘기가 아니다”라며 “차세대 스마트기기 개발에 계속해서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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