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부회장 작년 출소 후 적자 브랜드 철수, 칭다오 생산기지 베트남 이전 등 과감한 구조조정 단행
구조조정 영향 올해까지 영향, 실적회복 미지수···“내수패션 부문 흑자전환 열쇠될 것”

박정빈 신원 부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박정빈 신원 부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패션기업 신원이 박정빈 부회장의 복귀에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신원은 지난해 적자 브랜드를 철수하고 해외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해외법인의 부진까지 겹쳐 탈출구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원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6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줄었다. 영업이익은 14억6300만원으로 74.3%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63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도(-98억원)보다 적자 폭은 감소됐지만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신원의 적자행진은 오너 리스크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빈 신원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회삿돈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박 부회장은 2016년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형을 확정 선고받았다. 아버지 박성철 회장도 사기 회생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실형 만기 6개월을 앞두고 가석방됐다. 박성철 회장도 지난해 9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두 부자의 구속과 함께 과거 신원의 영광도 한순간에 날아갔다. 1973년 설립된 신원은 한 때 매출액이 2조원에 달한 건실한 기업이었다. 국내 정상급 여성복 브랜드(베스띠벨리·씨·비키)와 남성복 브랜드(지이크·지이크 파렌하이트)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특히 니트 부문에서는 괄목할 만한 수출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박 부회장은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가장 먼저 내수부문에서 성복 브랜드 '반하트 디 알바자'와 여성복 브랜드 '이사베이'를 철수시켰다. 수출(OEM) 사업 부문에서는 중국 칭다오의 핸드백 생산법인(QINGDAO SHINWON EBENEZER CO., LTD)의 베트남 이전을 추진했다.

신원의 유례없는 결단에도 불구하고 적자는 지속됐다. 신원은 박 부회장의 수감으로 경영공백이 생긴 2016년에는 58억원, 2017년 98억원, 경영복귀가 이뤄진 2018년에는 약 63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해외법인도 참담한 실적을 나타냈다. 중국 칭다오 신원 에벤에셀 35억원, 상하이 신원 에벤에셀 2억4900만원, P.T 신원 에벤에셀 32억2600만원, P.T 신원 인도네시아 8억2940만원, SA 밀라노 Srl 108만원, 신원 에벤에셀 HK 9억4800만원, 신원 에벤에셀 사이공 29억5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올해도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는 지난해 진행된 구조조정은 올해까지 영향을 미쳐 실적회복에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내수패션 부문에서 브랜드 철수로 매출이 감소하고 재고자산처분에 따른 처분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적자브랜드 철수로 해당 브랜드 매출이 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브랜드철수에 따른 처분손실도 연간 25억~35억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수출부문에서는 니트를 생산하는 베트남 법인의 숙련도 제고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원은 향후 내수패션부문의 실적개선이 흑자전환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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