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상장폐지 아니지만···비적정 의견 해소까지 관리대상
신회계기준 적용, 부채비율 부담···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우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의견을 받으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정 의견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정 의견으로 상장폐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 속에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회계기준 도입과 영업이익 부진 속에 올해보다 내년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의견을 받으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정 의견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정 의견으로 상장폐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 속에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회계기준 도입과 영업이익 부진 속에 올해보다 내년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으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정 의견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정 의견으로 상장폐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 속에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주목받는다. 신회계기준 도입과 영업이익 부진 속에 올해보다 내년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22일 아시아나항공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전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대신했다. 하루 전인 지난 21일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는 풍문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는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이 한정 의견을 제시하면서 조회공시 요구는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회계 감사시 회계법인들은 작성된 감사 보고서에 대해 적정과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회계 감사 과정에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됐는지를 나타내는 의견이다. 적정 의견을 받았다면 감사보고서 전체가 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됐다는 의미다. 반면 한정과 부적정 등 비적정 의견을 받은 경우는 감사보고서 상의 일부 혹은 전체적인 내용이 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경우다.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를 두고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운용리스항공기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이연수익 인식 및측정, 손상징후가 발생한 자산의 회수가능액, 관계기업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에어부산의 연결대상 여부 등에서 충분한 근거를 입수하지 못했다이와 관련된 내용을 제외하고는 아시아나항공과 그 연결회사에 대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중요성의 관점에서 공정하게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2위 대형항공사이자 대규모기업집단의 핵심 회사가 적정 의견을 받지 못했다다 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이 심각한 위험에 빠진 것은 아니다. 관리종목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 상장폐지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오는 25일 아시아나항공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지 결정한 뒤 거래정지는 다음날인 26일부터 풀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개정···한정 의견 사유 신속히 해소할 것

지난 20일 금융당국에서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을 개정하면서 비적정 의견을 받은 상장사라도 차년도 감사보고서에서도 비적정 의견을 받아야 상장폐지로 이어진다. 더구나 이번 개정에서는 비적정 의견을 받은 상장사가 당장 재감사를 받을 의무도 사라졌다. 다만 상장사가 스스로 재감사를 요청해 문제가 된 사항들을 해소할 수 있다. 매매거래 정지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장사들은 스스로 재감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재감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한정 의견을 받은 이유는 엄격한 회계기준을 반영한 결과로, 회사의 영업 능력이나 현금흐름과 무관한 회계적 처리상의 차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재감사를 신청해 회계법인이 제시한 '한정' 의견 사유를 신속히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한정 의견을 받게 된 사유들을 해소하고 거래가 재개되는 시점부터가 아시아나항공의 도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정지를 경험해본 투자자들 입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장기투자 대상으로 보유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일시적인 매도세 우위 속에 주가 하락이 진행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자본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영업능력만으로 풀 수 없는 재무구조 문제···재무비율에 촉각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재무구조개선 작업 역시 부담이다. 한정 의견 사유가 더 주목받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바 있다. 산업은행은 양해각서상의 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신규여신을 받지 못하고 만기 도래 여신을 회수할 수 있으며, 기존여신의 기한이익 상실, 경영진 교체 권고 등을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 때문에 이번 감사에서  삼일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한정의견 보다 재무구조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9500억원 가량이다.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886억원에 불과하다. 영업실적만으로는 차입금 상환이 쉽지 않고 차환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올해 회계기준이 변경된다는 점 역시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될 IFRS16에 따라 운용리스 비용도 부채에 포함된다. 기존에는 항공기의 리스시 세부 항목을 점검해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를 구분한 뒤 금융리스를 부채에 포함했다. 그러나 회계기준 변경으로 운용리스도 부채에 포함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직격탄을 맞는다. 아시아나항공은 보유 항공기 80여대 가운데 60% 가량인 50대를 운용리스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한정 의견 발생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악화 최소화 시도 때문인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영업능력과 상관 없는 회계적 차이라고 하지만,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처한 문제의 핵심도 영업능력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정 의견 사유 중 하나인 에어부산 관계기업 처리 부분을 보더라도 연결대상 기업으로 처리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연결재무제표상 부채가 늘어난다회계기준 변경으로 부채비율 상승이 예견된 상황에서 올해보다 내년 재무제표를 걱정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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