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하락, 디스플레이 실적 부진···1분기 영업익 전년 比 50% ↓ 7조원대 전망
"하반기 고객사 재고 소진으로 수요 회복, 실적 개선 예상"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지난 2년간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온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전망에 그늘이 드리웠다. 증권가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주력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 등 악재가 올 1분기 삼성전자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녹록하지 않은 업황 가운데 일각에선 올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점차 이뤄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 1분기 전망치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7조3651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5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삼성전자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3154억원이었지만, 올해 1월 말 9조5391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어 지난달 말 8조6266억원으로 떨어지고 이달 7조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투자업계가 일제히 영업익 전망치를 내려잡은 이유는 전체 영입익 중 70% 이상을 차지하던 메모리 반도체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서다. 지난해 말부터 D램, 낸드 플래시의 거래 가격이 하락세를 타면서 올 1분기 저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D램,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각각 25%, 23%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반도체 시황에 대해"지난해 팔지 못한 재고와 함께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신규 라인으로 인해 출하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 반해 수요는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가격 하락은 글로벌 시장 수요 부진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역시 부품 부문 사업 전망을 두고 “부품 수요를 견인했던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데이터센터 업체가 투자를 축소하면서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사업만 흔들린 것이 아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올 1분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투자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 올 1분기 영업실적이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LCD 부문에선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격이 하락했고,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판매가 줄면서 OLED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모바일 분야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인한 1분기 실적 낙폭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1조5100억원으로 극도로 부진했던 IM(IT·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에는 2조원대 중반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4분기 23조3200억원보다 상승한 25조~26조원대로 예상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M부문은 갤럭시S10 시리즈 견조한 판매량으로 인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10은 전작보다 높은 인기로 업계는 S10이 연간 40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다만 2분기부터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의 업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부문의 주요 고객사들이 재고를 소진하면서 신규 주문이 증가하고 하반기에 시장 수요가 보다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엔 데이터센터의 재고부담이 점차 완화되고 OLED 출하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하반기 이익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영업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달 인텔 신규 서버 CPU로 데이터센터 출시가 예정돼 있어 고객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디스플레이는 주요 패널 물량 생산이 2분기부터 시작되면서 적자 폭을 줄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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