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M&A사업 난항 피하고자 SK텔레콤 물적분할 추진···현대重은 ‘대우조선’ 인수 위한 조치

/ 사진=포토스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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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빴던 주주총회 시즌이 다음주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30일 사이 정기주총을 개최하는 1592개사를 끝으로 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의 주주총회는 모두 끝이 난다. 이번 시즌 동안 총 2216개 업체가 주총을 치렀거나 치를 예정인데 일부 기업서 ‘중간지주사’가 거론돼 관심을 모은다.

지주사란 다른 주식회사를 소유·지배 하는 것을 주 활동 목적으로 삼는 주식회사를 일컫는다. 중간지주사란 이 같은 지주사로부터 지배를 받으며 다른 사업 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는 지주사를 말한다.

IMF경제위기가 도래하기 전 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대기업들의 대다수는 순환출자를 채택했다. 가령 A가 B의 지분을, B가 C의 지분을, C가 A의 지분을 소유하며 고리를 만들어 이들 중 한 기업의 대주주가 나머지 기업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식이다. IMF 위기 당시 이 같은 기업구조는 ‘연쇄부도’를 낳게 됐고 점차 지주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지주사 방식을 채택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기업으로는 SK그룹, LG그룹, GS그룹, CJ그룹 등이 있다. 이들은 각각 SK㈜, ㈜LG, ㈜GS, CJ㈜를 지주사로 두고 자회사와 손자회사 등을 지배한다. 각 그룹의 오너 일가는 해당 지주사 지분을 확보해 그룹 전반에 지배력을 다진다.

최근 중간지주사를 추진하는 기업은 SK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다. SK그룹은 SK의 자회사 SK텔레콤을 물적 분할해 지주사(가칭·SK투모로우)와 사업회사(SK텔레콤)으로 나누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 참석한 자리에서 “올해 중으로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가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SK하이닉스가 자리했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子)회사다. 그룹 지주사 SK의 손자회사다. 현행법 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도록 돼 있다. SK하이닉스가 계열사를 거느리기 위해선 ‘완전자회사’를 거느려야 한다는 의미다.

자연히 SK하이닉스의 M&A(인수합병)사업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주사의 손자회사’ 요건을 피하기 위해선 지주사 SK에 편입되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위해선 막대한 자금을 들여 SK가 SK텔레콤으로부터 매입해야 하는 탓에,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는 방식으로 채택한 셈이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정이 다소 다르다. 인수를 위해 중간지주사를 채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한 ‘현대중공업지주’를 설립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현대건설기계 등의 자회사를 바탕으로 그룹의 지배력 정점에 서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 계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지분 전량을 현물출자 해 현대중공업과 함께 ‘한국조선해양’(가칭)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결정했다.

한국조선해양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하는 대신 한국조선해양의 지분을 받는 셈이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로 자리하는 방식으로 향후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도 변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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