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라면 함영준 회장 32.18% 지분 보유···오너 일가 '배당잔치' 논란
오뚜기·오뚜기라면 흡수합병 가능성 제기···업계 "일감몰아주기, 배당논란 해소 가능"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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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뚜기(God+오뚜기)’로 알려진 식품업체 오뚜기가 지난해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너 일가의 지분매각과 계열사 흡수합병 등을 실시했지만, 여전히 일부 계열사의 내부거래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해 9월 풍림피앤피지주와 상미식품지주를 흡수합병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함영준 회장이 오뚜기물류서비스 지분 전량(16.97%)과 오뚜기제유 주식 일부를 오뚜기에 넘겼다. 이 같은 지배구조개선과 지분정리는 지난해 갑자기 불거진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풍림피앤피지주는 상미식품지주는 흡수합병 당시 오뚜기가 두 회사의 지분을 각각 47.9%, 16.6%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두 회사는 오뚜기와 그 계열사로부터 상당량의 일감을 받아와 매출을 올렸다. 특히 풍림피앤피지주의 경우 오뚜기(39.43%), 오뚜기제유(25.29%), 상미식품(14.49%), 오뚜기라면(12.35%) 등 계열사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순환출자 논란이 일기도 했던 회사다. 합병과 동시에 일감몰아주기와 순환출자 문제는 일시에 해소됐다.

오뚜기의 일감몰아주기는 규제가 도입 될 당시부터 문제가 됐던 부분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대규모기업집단 외 일감몰아주기 사례분석’ 보고서에서 오뚜기그룹 4개사(오뚜기물류서비스·오뚜기SF·알디에스·상미식품)에 대해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오뚜기그룹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매출액은 1조399억원으로 전체 매출(3조2499억원)의 32.0%에 달했다. 당시 오뚜기 계열사 13곳 중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9개 계열사의 내부거래액은 9169억원에 달했다.

 

 

2018년 감사보고서 분석결과,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일었던 오뚜기그룹의 계열사 대부분이 여전히 높은 내부거래로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심지어 내부거래 비중이 늘어난 곳도 있다. 오뚜기제유(74.7%→82.7%), 오뚜기SF(44.4%→54.0%), 알디에스(74.0%→76.1%) 등이 전년(2017년)보다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오뚜기라면은 여전히 100%에 가까운 내부거래 비중을 보였다. 오뚜기물류서비스는 전년보다 약 5%포인트 줄었다.

현재 오뚜기의 자산규모는 약 2조원으로 당국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는다. 공정거래법상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 총수일가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비상장사는 20%)가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된다. 다만 최근 공정위가 중견그룹의 부당 내부거래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거래 축소를 위한 오뚜기의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 중 하나로 떠오르는 방안이 오뚜기와 오뚜기라면의 합병이다. 현재 오뚜기그룹은 함영준 회장 외 25인의 특수관계인이 59.34%의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오뚜기라면은 함 회장이 32.1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 매출(6459억원) 중 6442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함 회장의 높은 지분은 오너일가에 대한 '배당잔치' 논란으로 이어진다. 오뚜기라면은 2016년부터 5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일감몰아주기 문제와 오너일가에 대한 배당잔치 논란도 단숨에 잠재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와 오뚜기라면의 흡수합병이 지배구조와 일감몰아주기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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