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적자 신라젠 CB에 1000억원 투자 나서
인터넷은행·캐파탈 등 사업다각화에도 적극적
총위험액 규모 최근들어 급증

키움증권이 공격적인 자기자본 투자와 함께 사업영역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키움증권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신라젠의 전환사채(CB)에 1000억원이라는 규모로 투자에 나선 데 이어 제 3인터넷은행 진출, 하이자산운용 인수 등에도 적극적인 상황이다. 

안정적인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부문 수익이 키움증권의 최근 변화를 뒷받침하고는 있지만, 이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이미 우발부채가 증가하고 있고 총위험액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어 키움증권의 이같은 행보가 득(得)이 될 지, 독(毒)이 될 지 주목된다. 

◇ 공격적 투자와 사업 다각화 나선 키움증권

키움증권은 지난해 3월 이현 대표 취임 이후 체질 개선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벗어나 투자은행(IB), 자산 관리(WM), 자기자본투자(PI)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키움증권이 자랑하는 브로커리지 부문으로는 장기적인 성장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타개책인 것이다.

최근 바이오업체 신라젠의 CB 투자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앞서 키움증권은 신라젠의 CB발행 대표 주관사로 1000억원의 총액인수에 나섰다. 이는 키움증권 자기자본(1조9346억원)의 5% 수준으로 그동안 보여온 CB 투자에 비해 규모가 크다. 이마저도 당초 3000억원 규모로 딜을 진행한 것에서 후퇴한 것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같은 바이오업종에 속한 바이로메드 CB에는 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게다가 신라젠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영업손실을 보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투자는 과감한 투자로 평가 받는다. 여기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바이러스 항암 신약 펙사벡(Pexavec)을 둘러싼 임상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라젠은 펙사벡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고 키움증권은 CB 물량을 셀다운(sell-down)할 가능성이 높지만,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그만큼 리스크가 큰 투자인 셈이다. 

키움증권은 사업 다각화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미 지난해 키움캐피탈을 설립에 200억원 규모로 출자에 나섰다. 올해에는 제 3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 주요 주주로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더불어 키움증권은 하이자산운용 인수에도 날을 세우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과 키움자산운용은 숏리스트(적격 예비후보)로 선정돼 본입찰을 준비 중이다. 
 
◇ 총위험액 규모, 우발부채 증가···우려 확대

하지만 일각에선 이같은 공격적 행보에 대한 우려의 시선들도 나오고 있다. 완충 장치로 작용하고 있는 온라인위탁매매 수익이 감소하고 과감한 투자가 계속해서 부진한 결과로 이어질 경우 재무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키움증권은 총위험액 규모가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총위험액은 9238억원으로 전년 말 5395억원에서 71% 급증했다.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총위험액이 46% 증가한 것 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다. 이는 같은 기간 증권업계 총위험액 증가율 평균인 30% 수준을 웃돈다. 총위험액은 증권사가 보유한 자산의 가격변동, 거래상대방의 채무불이행 가능성 등을 계량화한 것이다.

특히 우발부채(채무보증)의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키움증권의 우발부채 규모는 1조1318억원으로 2017년 말 5999억원에서 88% 가량 증가했다. 2016년 말 5417억원에서 2017년 말 5999억원으로 10.7% 늘어난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다만 키움증권의 수익성이 아직 견조하고 자본 적정성이 우수한 만큼 곧바로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다르게 채무보증 수수료 영역에 진출하기도 하고 자기자본 투자에 적극 나서는 등 리스크가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확충한 자본과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어 아직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말 순자본비율(NCR)은 455.38%로 전년 말 481.35%보다 조금 낮아졌지만 양호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순자본비율은 위험 대비 자본완충력 지표로 증권사들은 순자본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키움증권이 공격적인 자기자본 투자와 함께 사업영역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현 키움증권 대표. / 사진=연합뉴스.
키움증권이 공격적인 자기자본 투자와 함께 사업영역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현 키움증권 대표.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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