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올해 업무계획서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감시 강화 강조
내부거래비율 43.4%까지 갔던 동원시스템즈···작년 29.6%까지 떨어져
식품업계 "대비한 결과"···공정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보건복지부 등 기관에 제재사례 통보
동원그룹 3개 상장사의 지난해 내부거래율이 대체적으로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식품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동원그룹의 3개 상장사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원그룹 지난해 말 기준 비상장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3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동원냉장 등 국내외 40개의 비상장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참치’ 신화로 유명한 김재철 회장이 창업해 1996년부터 그룹사체제를 이어오다 2001년 비상장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설립,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산업(59.24%), 동원시스템즈(80.39%), 동원F&B(71.25%), 동원CNS(100%), 동원냉장(100%), 동원건설산업(100%) 등을 자회로 두고 있으며 김 회장의 장남 김남정 부사장이 67.98%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이 회사는 동원그룹 오너일가가 99.5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식품기업은 일반적으로 제조, 포장, 판매 등을 그룹 계열사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내부거래비율이 높기 마련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역시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동원엔터프라이즈가 2010년 4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전체 매출에서 지주회사 관련 매출을 제외한 비지주회사 매출 중 특수관계인 매출(지주회사로 인한 매출 제외)을 기준으로 한 내부거래 비중이 6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총수 일가 지분이 30%(비상장 계열사의 경우 20%) 이상이면 이들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원 또는 국내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때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된다.
2018년 감사보고서 분석결과, 동원그룹의 3개 상장사들은 대체로 내부거래비율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 F&B만 0.6%에서 2.3%로 늘었을 뿐, 동원산업의 경우 2017년 27.8%에서 지난해 27.2%로, 동원시스템즈는 같은 기간 34.4%에서 29.6%로 줄어들었다. 동원시스템즈의 경우 내부거래비율이 2016년 43.4%까지 치솟았다가 7년 만에 30%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동원그룹의 3개 상장사들은 공정위의 감시망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 7일 식료품·급식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부당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지는지 집중 감시하는 업무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식품업계에 대한 감시를 강화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일부 기업의 경우 발빠르게 대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중견기업의 부당지원·사익편취 제재 사례가 나오면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와 연계하기 위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보건복지부 등에 해당 내용을 통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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