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고 손잡고 택시 변화 속도 내는 카카오모빌리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부 과감하게 규제 없앨 계획”
타고솔루션즈,‘웨이고 블루’시범 서비스 시작

20일 서울 성수동에서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블루' 가맹 택시가 소개되고 있다. / 사진=변소인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 블루' 가맹 택시. / 사진=변소인

황토색을 벗고 파란띠와 분홍띠를 두른 택시가 온다.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응답 없는 허공에 메아리칠 필요도 없다.

택시운송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는 20일  서울 성수동 피어5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생의 첫 사례이기도 한 ‘웨이고 블루’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협력 파트너인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참석했다. 택시사업자와 정보기술(IT) 기업이 협력해서 사업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음 달부터 정식으로 운행한다.

오광원 타고솔루션즈 대표는 “고질적인 택시의 승차거부, 기사 처우, 운송 품질 문제를 가맹사업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운을 뗐다.

택시 가맹 사업은 프랜차이즈 개념이다. 택시사업자든 개인이든 4000~5000대 이상 택시 차량이 모여 일정 규모를 갖춘 뒤 동일한 운송 서비스로 수익을 발생시켜서 수익을 회사와 근로자가 나눠 갖는 모델이다. 타고솔루션즈는 지난해 5월 법인을 만들어 올해 1월 1일 가맹사업자 1호로 인가받았다. 법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없는 방법이다.

타고솔루션즈는 지난 2월 강제 배차 기능을 가진 ‘웨이고 블루’와 여성 전용 택시 ‘웨이고 레이디’를 운영할 수 있는 택시운송가맹사업 면허 서울시 인가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광역 가맹사업 면허를 발급해 웨이고 블루와 웨이고 레이디가 서울시에 이어 성남시에서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오 대표는 새로운 택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브랜드화, ▲월급제, ▲품질 관리 체계 방식을 택했다. 우선 웨이고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려 단골 고객을 많이 확보할 계획이다. 또 승차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리에 따른 요금에 집착해 승객을 골라 받지 않도록 기사들에게 260만원의 월급을 지급한다. 택시 수요가 많은 출근 및 심야 시간대에 필수 승무 시간을 지정하고 실적에 따라서 인센티브도 지급할 계획이다.

지속적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기사들에게 1박 2일의 교육을 하고, 제복을 둬 복장도 관리한다. 차량에 공기청정기와 탈취제,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를 제공해 쾌적한 차량 상태를 유지한다. 흰색과 파란색 조합의 디자인으로 기존 택시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준다.

20일 서울 성수동에서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 레이디' 가맹 택시가 소개되고 있다. / 사진=변소인
20일 서울 성수동에서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 레이디' 가맹 택시가 소개되고 있다. / 사진=변소인

웨이고 블루는 택시 호출 시 기사에게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는 자동 배차 서비스다. 승객이 호출하면 주변에 빈 택시가 무조건 배차되는 형태다. 여성 기사가 운전하고 여성 손님이 이용할 수 있는 웨이고 레이디 서비스는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3월 말 비슷한 서비스인 ‘즉시 배차’ 기능을 내놓으려다 국토부와 서울시의 반발에 부딪혀 출시하지 못했다. 특히 4000~5000원에 달하는 서비스 이용요금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카카오에서 받으려고 했던 서비스 이용료는 일방적으로 받으려 했던 것이고 택시 차량이 특별하거나 기사가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며 “웨이고는 기사들을 교육시키는 등 기사에 대한 투자를 더 하고 서비스도 강화시켰고, 차량에도 투자하기 때문에 그런 비용으로 콜비를 선정한 것이라 카카오모빌리티가 내놓았던 방식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웨이고 블루는 전 차량 신차로 출고되며 서비스 이용료는 3000원이다. 이후 택시 이용료는 현행 택시 기준과 동일하다. 웨이고 블루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시간대에 따라 서비스 이용료가 탄력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웨이고 블루의 경우 올해 안에 3000~4000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웨이고 블루'를 이용할 수 있다. / 사진=타고솔루션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웨이고 블루'를 이용할 수 있다. / 사진=타고솔루션즈

웨이고 블루는 카카오T 앱 내 택시 서비스에서 이용 가능하다. 카카오T 앱 택시 호출 화면에서 목적지를 입력한 후, 택시 서비스 종류에서 ‘웨이고 블루’를 선택하면 된다. 배차 완료 1분 이후 호출 취소 시 2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일반 호출 시에도 웨이고 블루가 배정될 수가 있는데 그럴 때에는 따로 서비스 비용을 받지 않는다.

기사 앱에는 승객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는다. 5초 후에 자동으로 연결된다. 부득이한 경우 5초 전에 거절할 수 있으나 이것이 상습적으로 사용되면 웨이고 블루 기사로 근무할 수 없게 된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빠르게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제야 인사를 드리게 됐다”며 “웨이고 블루와 웨이고 레이디는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택시 너머 그 이상의 이동서비스를 사용자에게 경험시키면서 결국 이동을 더 행복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웨이고 블루에 카카오의 인공지능(AI) 기반 배차시스템, 수요 예측 시스템, 자동결제 등 다양한 기술들을 제공해 전폭적으로 지지할 예정이다.

김현미 장관은 “모두 잘 아시다시피 택시 산업이 많이 어렵다. 장시간 근로와 낮은 수익, 50%에 불과한 가동률 등의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로자 처우를 개선하고 택시 플랫폼 결합으로 국민이 원하는 새롭고 다양한 교통 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규제를 없앨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타고솔루션즈와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택시 산업을 위해 마침내 한 걸음을 내딛었다”며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를 위한 변화와 혁신이 계속될수록 국민들의 택시에 대한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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