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올해 1분기에만 신제품 7개 출시···3월부터 여름 라면 출시하며 시장 선점 예고
1분기 신제품 없는 오뚜기, 진라면·미역국라면에 집중하며 점유율 키우기 고심

신라면과 진라면이 라면시장 1, 2위를 다투는 상황에서 농심과 오뚜기의 전략이 새삼 눈에 띈다. 오뚜기의 진라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등 신흥 강자들이 계속해서 추격해오자 농심은 올해에만 벌써 7개의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타사와의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추격자인 2위 오뚜기는 올해 발표한 신제품은 아직 없다. 일단 대세로 떠오른 진라면을 필두로 시장점유율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농심은 올해 1분기가 지나기도 전에 벌써 7개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일단 출시된 것만 신라면 건면, 순한너구리컵, 해피라면, 감자면큰사발 등 4가지다. 게다가 20일 새로운 라면을 3종을 또 출시했다. 농심은 하절기면 신제품 3종인 도토리쫄쫄면과 냉라면, 미역 초고추장무침에서 착안한 ‘미역듬뿍 초장비빔면’을 오는 25일부터 차례대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신라면 건면 흥행에 이어 여름철 라면시장 주도권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농심이 20일 공개한 새로운 여름 라면들. /사진=농심
농심이 20일 공개한 새로운 여름 라면들. /사진=농심

한 분기만에 신제품 7개를 출시하는 것은 일반적인 속도는 아니다. 해마다 차이는 있지만 농심은 그간 연평균 10개의 라면을 출시해왔다. 지난해에만 봐도 △새우탕면(1월) △양념치킨큰사발(4월) △양념치킨면(6월) △스파게티 토마토(7월) △해물안성탕면(9월) △해물안성탕면컵(11월) △스파게티 까르보나라(11월) △튀김우동면(11월) △미니컵면 가쓰오우동맛(12월) △미니컵면 시원한해장국맛 등 10개의 라면을 출시했다. 12개월 동안 10개를 출시한 농심이 올해 3월까지 벌써 7개를 출시한 것이다. 이전과는 속도가 확실히 다르다. 이는 뒤에서 추격하는 경쟁사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신라면은 마트 행사를 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잘 팔렸기 때문"이라면서 "다만 이번에 새로나온 건면 행사는 많이 하고 있다. 이전과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자료=각 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자료=각 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날 신제품 출시를 알린 농심 관계자는 “시장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여름 라면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최근 농심 라면 점유율을 빠르게 따라가고 있는 오뚜기의 올해 신제품 출시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내놓은 굵직한 신제품 2가지(진짜쫄면·소고기미역국라면) 모두 좋은 반응을 얻은 오뚜기는 상반기에는 잠시 숨고르기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오뚜기가 신제품 출시에 소홀했던 건 아니다. 지난해 오뚜기는 농심만큼의 신제품을 내놨다. 오뚜기는 지난해 △굴진짬뽕 용기(3월) △진짜쫄면(4월) △춘천막국수(4월) △오뚜기카레면 봉지·용기(6월) △옛날잡채 봉지·용기(8월) △쇠고기미역국라면 봉지(9월) △쇠고기미역국라면 용기(11월) △맥앤치즈 스파게티 용기(11월) 등 10개를 내놨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오뚜기는 창립기념일이 있는 5월께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질뿐이다. 

오뚜기는 일단 진라면 키우기에 집중하는 듯하다. 지난 1월 판매량 기준 진라면 시장 점유율은 11.9%를 기록해 11.8%인 신라면을 출시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11년째 가격을 동결하면서 신라면보다 가격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진라면의 강점이다. 쇠고기미역국라면이 출시 40일만에 500만개 팔려나간 것도 오뚜기의 자신감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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