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부터 협상 진행···인수 확정 시 시장분석+빅데이터 자료 확보, 제약업계 영향력 커질 듯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미국의 복합의료기업 아이큐비아(IQUVIA)가 국내 제약분야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코아제타 인수를 추진 중이다. 만약 아이큐비아의 코아제타 인수가 확정되면 제약 빅데이터 분야 등 정보분석 파트가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아이큐비아는 코아제타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인수작업에 정통한 M&A 업계 관계자는 “아이큐비아가 오래 전부터 코아제타 인수에 공들여 왔다”며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아이큐비아는 제약 개발·임상시험기업인 퀸타일즈와 의약품 시장조사 기업인 IMS헬스가 지난 2016년 합병한 회사다. 이 업체는 전체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시장의 16.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100개국이 넘는 곳에서 의료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이큐비아의 국내 지사인 아이큐비아코리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동아제약 등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에 시장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큐비아가 인수를 추진하는 코아제타는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하고 개발해 제약사들에게 제공하는 전문업체다. 완제의약품 연구 제약사인 코아팜바이오의 자회사다. 지난 2012년 설립됐다. 코아제타의 주 분석 대상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처방 데이터다. 현재 의약품 특허·소송, 신제품 인·허가, 보건의료 등 세 가지 분야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코아제타의 연매출은 10억여원 수준이며, 20여명 직원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코아제타는 인수합병 추진 사실 공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홍기 코아제타 대표는 기자와 통화에서 “지금은 (인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고 (코아제타의) 최대 주주도 아니어서 답변드릴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향후 아이큐비아의 코아제타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일차적으로 제약업계에 작지 않은 여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아이큐비아가 국내 제약사들에게 제공하는 자료는 주로 의약품 시장을 분석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B형간염치료제 중 어느 품목이 얼마나 판매가 됐는지 관련 시장을 업체별로 또는 오리지널과 제네릭(복제약)별로 정리해 시장을 분석하는 자료가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코아제타 분석 결과와 자료를 확보하게 되면 양적으로 질적으로 우수한 시장분석 자료를 국내 제약사들에게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심평원 청구데이터를 제약사 입맛에 맞도록 분석하고 자료를 만들어 제공하는 서비스는 해당 업체 영업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더 나아가 아이큐비아의 코아제타 인수는 제약업계 전체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언급대로 아이큐비아는 주요 사업인 임상시험과 시장조사 외에도 다양한 의료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이큐비아가 코아제타 인수에 공을 들인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에도 관심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실제 아이큐비아로 합병하기 전 퀸타일즈는 지난 2011년 삼성과 합작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즉 아이큐비아의 코아제타 인수는 단순하게 시장조사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자료를 제약사에 제공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미국 복합의료기업의 국내 제약 시장 본격 진입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이큐비아는 단순하게 임상시험과 시장조사만 하는 미국 업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시장 관련 자료를 갖고 있는 만큼 그 영향력은 향후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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