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직장인들 출퇴근과 점심시간에 애용
앱에 표시된 곳에 자전거 없을 때도 있어
노란색이 눈길 사로잡아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부근에서 이용자들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바이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부근에서 이용자들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 바이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카카오모빌리티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를 찾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일 성남시와 함께 공유 전기자전거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성남시에 600대, 인천 연수구에 400대를 설치했다. 모바일 지도에 자전거 위치가 표시되고 QR코드를 찍어 이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용자가 많은 시간에는 원하는 자전거를 찾기는 어려웠다. 

출‧퇴근 시간대와 점심시간대 이용자가 많다는 소식을 듣고 오전 11시 50분쯤 판교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에서 내리기 전부터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 바이크 위치를 확인하면서 내렸다. 다른 시간대에는 빼곡하던 자전거가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역 바로 코앞에는 2대만 남아있었고 한 블록 떨어진 거리에는 3대의 자전거가 더 있었다.

우선 코앞의 자전거를 목표로 4번 출구로 향했지만 지도에서 보이던 자전거 2대 중 한 대는 보이지 않았다. 어피치 모델을 찾았으나 라이언만 남아있었다.

카카오T 바이크는 어피치와 라이언 모델이 있는데 어피치 모델의 바퀴가 더 작고 높이도 낮다. 라이언 바퀴는 24인치, 어피치는 20인치다. 라이언은 기어 변속도 7단까지 가능하다. 자전거 조작에 미숙한 기자는 추천을 받아 어피치 모델을 이용하고 싶었다.

길을 건너 5분 정도 걸어서 어피치 모델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앱에 표시된 위치에 자전거가 없었다. 전단지를 나눠주시는 분께 “혹시 노란 자전거 못 보셨어요?”라고 물었지만 본 적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참을 헤매다 결국 포기하고 새로운 자전거를 찾아 나섰다. 업데이트가 빠르게 되지 않은 것인지 의심이 들어 카카오T 앱을 연신 들락거렸지만 자전거 위치는 그대로였고 찾을 수는 없었다.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부근에서 이용자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바이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부근에서 이용자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바이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판교역 코앞에 있던 라이언 모델을 타기로 맘을 굳히고 다시 돌아갔다. 하지만 길 건너서 라이언을 채가는 이용객의 모습이 포착됐다. 하염없이 바라봤다. 라이언을 미리 찜할 수도 없기에 그렇게 보내줘야 했다. 꽤 걸어서 갔는데 자전거가 없으면 허망하기에 미리 예약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앱을 켜서 좀 더 먼 곳에 도전하기로 했다. 10분을 더 걸어서 어피치 모델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초조함이 찾아왔다. ‘이번에도 없으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앞섰다. 코너를 돌아 지도에 표시된 위치를 쳐다보자 노란 자전거 한 대가 서있었다. 뒷사람들이 혹여나 낚아챌 새라 빠르게 뛰어 자전거에게 달려갔다.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부근에 카카오T 바이크가 주차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부근에 카카오T 바이크가 주차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결국 20분 만에 자전거에 오르게 됐다. 애매한 거리, 대중교통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유 자전거이건만 20분이면 목적지인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 다다르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19일 QR코드를 통해 카카오T 바이크 주행을 시작하는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19일 QR코드를 통해 카카오T 바이크 주행을 시작하는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QR코드 촬영을 통해 이용이 시작됐다.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경쾌하게 출발해야 했지만 모터가 달린 자전거를 처음 이용하는 기자에게는 심호흡이 필요했다. 사람들 눈치를 살피며 자전거를 걸어서 끌다가 넓은 장소가 나오자 페달을 밟았다. ‘윙’하는 소리와 함께 빠른 속도가 낯설었지만 재미는 배가 됐다.

다만 스마트폰 거치대 등이 없어 지도를 보기에는 힘들었다. 한 손으로 자전거를 조작할 수 없는 기자는 중간 중간 서서 지도를 들여다봐야 했다. 카카오T 앱 내 바이크 영역에서는 길안내 서비스가 되지 않아 카카오맵을 켜서 지도를 따로 봐야했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자전거 길안내 서비스와 방향 표시가 필요해 보였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인기 때문인지 노란색 덕인지 많은 직장인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았다. 들리도록 무슨 자전거인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옆 동료에게 카카오T 바이크를 설명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나가다 같은 자전거를 탄 이들을 보면 신이 나서 인사를 하고 싶은 지경이었다.

판교에서 약 50분 동안 카카오T 바이크 이용자 13명을 봤다. 저마다 목적은 다르겠지만 함께 이용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보아 직장 동료로 추측됐다. 그러나 이 13명 가운데 헬멧을 쓴 이는 한 명도 없었다.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부근에서 이용자들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바이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같은 어피치 모델을 탄 이용자에게 궁금한 점들을 물었다. / 사진=변소인 기자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부근에서 이용자들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바이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같은 어피치 모델을 탄 이용자에게 궁금한 점들을 물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종료 잠금장치가 어디에 달렸는지 몰라서 같은 어피치 자전거를 탄 이용자에게 물었다. 회사 앞에서 카카오T 바이크를 타고 나왔다는 이 이용자 역시 이날 처음 카카오T 바이크를 이용한 탓에 방법을 잘 모르겠다며 앱에서 종료를 해보라고 알려줬다. 모터가 달린 자전거 주행이 어떻느냐는 질문에는 “어렵다”고 답했다. 게다가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많아서 인도에서 주행하기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동지애를 느끼며 헤어졌다.

오르막길에서 모터 자전거는 빛을 발휘했다.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 단숨에 오르막길을 올랐다. 하지만 사람이 있는 거리에서 이 속력을 내기는 쉽지 않았다. 능숙한 주행 솜씨가 아니라 더욱 그랬다. 결국 좁은 길에서는 자전거를 끌기 일쑤여서 반은 타고 반은 끌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1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오피스 부근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바이크를 주차시켰다. / 사진=변소인 기자
1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오피스 부근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바이크를 주차시켰다. / 사진=변소인 기자

카카오T 바이크는 정해진 장소가 아니라 원하는 곳에서 주행을 마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아쉬움을 안고 목적지 앞에 자전거를 세운 뒤 더 좋은 다음 주인 만나기를 바라줬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점심시간에는 자전거로 간단한 산책이 가능해 이동수단이 아닌 레저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특히 판교는 판교역에서 테크노밸리까지 거리가 좀 있기 때문에 출‧퇴근 시 용이하고 앱으로 자전거 위치와 배터리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일부터 인천 연수구와 성남시에서 ‘카카오T 바이크’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연수구에 400대, 성남시에 600대의 노란 전기자전거가 배치됐다. 택시를 타기에는 애매하고 대중교통으로는 다 감당이 안 되는 곳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하반기에 ‘카카오T 바이크’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다양한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전기자전거를 3000대 이상 늘려 여러 지역에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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