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에 흔들리는 상사맨들···역할론 대두되는 소방수 ‘윤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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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에 흔들리는 상사맨들···역할론 대두되는 소방수 ‘윤춘성’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19.03.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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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봉의 ‘믿을맨’ 윤춘성···“계열분리 임무 맡았을 것” 관측
구본준 연관성 언급 때면 들썩이는 ‘LG맨심(心)’···안정적 리더십 요구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윤춘성 LG상사 부사장.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LG트윈타워 지분매각으로 재점화 된 LG상사의 계열분리설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양한 해석들이 각각의 사정으로 힘을 얻는 가운데, 최근 LG상사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윤춘성 부사장의 역할론이 주목된다.

LG그룹은 가풍을 따라 회장 교체 시기와 맞물려 전임 회장 형제들이 모두 그룹 일선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5월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타계 후 구본준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높아진 까닭도 이 때문이다.

특히 구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앞서 일선에서 물러난 오너가 형제들이 그룹으로부터 사업을 양수해 독자영역을 구축해 왔다는 점에서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 수순을 점치는 분위기가 지대했다.

◇ 30년 ‘상사맨’ 구본준과 연결고리 하영봉에 쏠리는 시선

일각에서는 윤춘성 부사장이 대표직을 맡게 되면서 본격적인 계열분리작업이 시작됐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번 주총을 통해 사실 상 그룹 내 요직을 모두 내려놓은 구본준 부회장이 윤 부사장을 분리작업의 적임자로 낙점했다는 의미다.

복수의 LG그룹 관계자는 “윤춘성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이 곧 구본준 부회장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대표직에 오른 뒤 첫 행보가 트윈타워 지분 매각이었던 만큼, 계열분리의 수순으로 바라보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윤 부사장과 구 부회장의 연결고리로는 하영봉 GS에너지 부회장을 지목했다.

하 부회장은 1989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윤 부사장보다 2년 앞서 1987년 LG그룹에 입사했다. 연세대학교 동문이기도 한 두 사람은 하 부회장이 2014년 GS이앤알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줄곧 LG상사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특히 석탄 등 자원관련 부서에서 오랜 기간 함께 근무했다. 하 부회장이 승진하면 그의 빈자리를 윤 부사장이 채우는 방식이었다.

LG상사 직원들도 하 부회장의 ‘믿을맨’ 중 한 사람이 윤 부사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시기 LG상사를 이끈 이는 구 부회장이었다. 2010년 10월 그룹 사정에 따라 LG전자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까지 약 1년 여 간 하 부회장과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LG그룹 고위직을 지낸 전 임원은 시사저널e와의 통화에서 “(스스로가)계열분리에 대해 언급하긴 적절하지 않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윤춘성 부사장이 하영봉 부회장은 물론, 회사 내에서 높은 신임을 받았던 것은 맞다”고 전했다.

◇구본준 언급 때마다 철렁···뒤숭숭한 사내분위기 잡을 리더십 요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구본준 부회장은 지주사 LG 주식 1331만7448주를 보유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7.72%에 해당한다. 11.28%를 보유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지분가치만 18일 종가(7만9300원)기준 약 1조560억원을 웃돈다. 계열분리가 이뤄질 경우 이 지분이 밑바탕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함께 언급된 LG그룹 계열사 직원들도 다소 동요하는 모습이다. LG상사,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 LG이노텍, 지흥 등이 언급된다. 특히 유력한 분리 후보로 떠 오른 LG상사 직원들의 고심이 짙다.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떠나 광화문사옥에 정착하고, 이번 LG트윈타워 매각이 이어지면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동요의 배경으로 ‘대기업 우산’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된 탓으로 본다. 이 같은 분위기는 LG상사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모습이다. 지난해 5월 20일 구본무 전 회장이 타계한 뒤로 LG상사 주가는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최근 1년 새 최고점을 기록한 것은 구 전 회장 타계 직전인 5월 15일이다. 이날 3만13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8일 종가는 1만7700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급한 것은 주가회복을 위한 특별한 결과물이 아닌 내부 직원들의 동요를 다잡는 것”이라며 “설사 계열분리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선제적으로 내부결속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윤춘성 부사장에 가장 필요한 리더십 대목이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도현 기자
산업부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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