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증권, 최근 4년간 배당성향 90% 넘겨
유진투자증권·SK증권 수 년만에 배당 나서
“올해 업황 부진할 시 배당 정책 지속 여부는 미지수”

시가배당률은 주주명부폐쇄일 2매매거래일 전부터 과거 1주일간 형성된 종가의 산술평균가격에 대한 주당배당금의 비율.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시가배당률은 주주명부폐쇄일 2매매거래일 전부터 과거 1주일간 형성된 종가의 산술평균가격에 대한 주당배당금의 비율.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결산 배당 계획을 결정한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이 배당 측면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4년간 배당 성향이 90%를 넘어서는 증권사가 있는 한편 수 년만에 배당을 실시한 중소형 증권사들도 나타났다. 전년 대비 배당을 늘린 증권사도 다수 존재했다. 다만 증권업종 전체가 올해 쉽지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여 이같은 배당 정책을 계속 이어갈 지 관심이 모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이 배당 정책에 있어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화증권은 지난해 결산으로 95억원 가량을 현금 배당했다. 이는 전년 76억원에서 25% 가량 상승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순이익(60억원)을 뛰어넘는 배당으로 배당 성향만 150%를 넘어선다. 보통주 1주당 배당 금액은 750원으로 지난해 말 주가 기준 시가배당률은 5.58%다. 우선주의 경우엔 1주당 800원으로 시가배당률은 6%를 넘는다.  

유화증권은 일반 투자자와의 접점이 많지 않아 이른바 ‘은둔 증권사’로 불리는 증권사 중 하나다. 증시에서도 거래량이 다른 종목 대비 많지 않은 종목이다. 특히 올들어서 주가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4년간 배당성향이 90%를 넘어서는 등 배당 측면에서는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은둔 증권사인 부국증권도 높은 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부국증권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108억원을 책정했다. 이는 전년(119억원) 대비 총액은 줄었으나 배당성향은 40% 수준으로 전년(31.87%)보다 높아졌다. 시가배당률도 보통주 5.2%, 우선주 6.2% 수준이다. 부국증권은 2015년부터 보통주 1200원, 우선주 1250원을 배당하고 있다.
 
이들만큼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진 않았지만 최근 전년보다 배당을 높인 중소형사도 다수였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1주당 450원, 총액 132억원을 책정했다. 이는 전년 1주당 400원, 117억원보다 각각 50원, 15억원 증액된 수치다. 시가배당률도 5.09%로 높았다. 교보증권 역시 지난해 122억원의 배당을 의결했다. 이는 전년 104억원대비 17.3% 증가된 것이다. 교보증권의 시가배당률은 3.7%였다. 

수 년만에 처음으로 배당에 나서는 중소형 증권사들도 나왔다. 2008년 이후 배당을 하지 않던 유진투자증권은 이번에 보통주 1주당 60원, 총 58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로는 2.5%다. SK증권도 지난해 결산으로 총 46억원 가량을 배당키로 의결했다. 이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결정한 것이다. 보통주 1주당 10원, 우선주 1주당 15원으로 시가배당률은 1.58%, 0.54%다.

다만 올해 증권업의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같은 배당 정책이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배당 정책을 지속하는 일부 중소형사를 제외하곤 지난해 실적에 기반한 배당 증가가 많았다”며 “올해 업황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아 실적이 부진하거나 재무건전성이 떨어질 경우 배당 정책의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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