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선임 놓고 대조적 평가···“삼바는 분식회계 혐의 인사를 사내이사에 추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9차 국제경쟁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9차 국제경쟁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올해 주주총회의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이사회 개방성을 제고시키며 주주 참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결정을 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삼성그룹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판단이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현대차그룹과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표 대결은 주총에서 주주들의 선택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현대차는 자신 시각보다는 사외이사 후보를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할지 고려해 제안했다는 점에서 과거 한국 기업보다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주총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변화는 한국 자본시장의 비가역적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분석했다. 

현대차·현대모비스와 엘리엇은 사외이사 선정에 다른 의견을 보이며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윤치원, 유진오, 이상승 씨를 추천했다. 반면 엘리엇은 존 리우, 마거릿 빌슨, 로버트 랜들 매큐언을 추천했다. 또 현대모비스는 칼 토마스 노이먼, 브라이언 존스를, 엘리엇은 로버트 앨런 크루즈·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 등을 추천한 상황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의 사외이사 선임 등과 관련, “이해하지만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이들을 다시 사내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며 “기존 입장을 바꾸기 어려운 점 등 사정은 이해하지만 시장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삼성바이오가 사내이사로 재선임키로 한 김동중 경영자원혁신센터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분식회계 당시 경영지원실장이자 재무담당 책임자였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말 삼성바이오를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김태한 대표이사와 김동중 센터장 해임을 권고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국정농단 사태에 더해 삼성바이오가 삼성의 개편을 지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삼성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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