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화 전략, 현지인 채용 등 필요”
정부·대기업 역할·활용 강조···“CVC는 대기업 인프라 활용 창구”

시사저널이코노미는 15일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스타트업 포럼 2019’을 열고 정부 관계자와 해외 진출한 스타트업 창업가들, 액셀러레이터 등과 함께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과 경험 등을 밝혔다. / 사진=노성윤PD
시사저널이코노미는 15일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스타트업 포럼 2019’을 열고 정부 관계자와 해외 진출한 스타트업 창업가들, 액셀러레이터 등과 함께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과 경험 등을 밝혔다. / 사진=노성윤PD

“한국인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사업을 한다면 현지 시장을 한국 내수시장으로 여길 만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각각의 법인들이 각각의 국가에서 100% 로컬 사업을 진행하고 있을 뿐 글로벌 사업이라는 것은 없다. 우리가 왜 이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지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 (최서진 스윙비 대표)

“해외 스타트업 캠퍼스를 시애틀과 인도에 만들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과 협업하고 자연스럽게 녹여들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한국만이 지닌 강점을 고민하고 정부‧기업 등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카레나 벨린 홍콩 엔젤허브 공동대표 겸 더블유허브 공동대표)

국내 많은 스타트업들과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창업가, 투자자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미 많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현지 시장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경험 등이 여전히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시사저널이코노미는 15일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스타트업 포럼 2019’을 열고 정부 관계자와 해외 진출한 스타트업 창업가들, 액셀러레이터 등과 함께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과 경험 등을 모색했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선 명확한 해외 진출 이유, 현지화 전략, 현지인 채용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시장 진출 목적 분명해야···진출 지역 소통 힘써야 신뢰

최서진 스윙비 대표는 “각각의 법인들이 각각의 국가에서 100% 로컬 사업을 진행하고 있을 뿐 글로벌 사업이라는 것은 없다”며 “단순히 시장의 크기만을 보고 시장 진출을 준비해서는 안된다. 동남아시아 경제 구조 중심에는 중소기업이 있는데 이들이 형편 없는 소프트웨어에 비용을 지불한다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시장 진출에 분명한 목적이 있었음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인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사업을 한다면 현지 시장을 한국 내수시장으로 여길 만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왜 이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지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스윙비는 동남아시아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사관리 및 급여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와 건강보험 서비스 등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타이완, 한국 등 4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회사원A·회사원J 등 유튜브 방송을 하는 최서희 뷰티크리에이터도 현지 이해와 전략을 강조했다. 최 뷰티크리에이터는 “일본은 지하철 개찰구에 자잘한 안내문을 다수 붙여 놓는다. 텍스트 중심 문화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인터넷매체는 콘텐츠를 올린 후 바로바로 반응이 오는 것이 장점이다. 일본인들은 물건을 사기 전 비교해보고 오래 기다리는 등 걱정병이 있고 기후에 따른 이슈 등 여러 사항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로컬라이징이 중요한데 한국 정보를 알고 싶어 하는 현지인들에게 일본어로 소통하는 저를 신뢰하고 제품을 구매한다”고 했다.

이승규 스마트스터디(핑크퐁) CFO 겸 글로벌헤드는 “핑크퐁의 콘텐츠 핵심 타깃은 1~4세까지의 아동이다. 1~4세 아동에게 바라는 것은 대다수 나라가 비슷하다”며 “과거에는 해외 서비스를 위해 많은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앱스토어 등 글로벌 플랫폼이 출시돼 이러한 비용들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해외에 진출한 스타트업들은 현지인 채용의 중요성도 밝혔다. 해당 국가의 문화와 시장 상황에 밝은 현지인 채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서진 대표는 “현지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려면 대표나 핵심 의사 결정자들은 그 지역에 있어야 한다”며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창업자들이 한국에 머무른다면 현지 최고의 인력을 무시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최혁재 스푼라디오 대표도 “우리는 해외로 진출할 때는 현지인을 채용한다”며 “현지인들 문화를 아는 사람이 스푼라디오를 운영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개인 오디오 라이브 스트리밍 모바일 플랫폼 업체 스푼라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처음 시작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했다.

◇ 스타트업 해외 진출, 정부·대기업 역할·활용 강조

이날 포럼에서는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정부와 대기업의 역할과 활용도 강조됐다.

김영덕 롯데액셀러레이터 상무는 스타트업 해외 진출에 기업형 벤처캐피털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활용 방안을 밝혔다.

김 상무는 스타트업 해위 진출과 관련해 “투자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샌드박스와 미미박스는 투자자를 잘 만나 해외진출에 성공한 사례다”며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 위해 기업형 벤처캐피털은 해외 현지의 사업 운영 경험을 공유해야 하고,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CVC는 대기업 인프라를 활용하는 창구로 보면 된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고 물적, 인적 인프라를 받으면 된다”며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파트너로서 인식하는 것이 해외진출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해외 무대를 확대하고 해외 투자자들을 국내로 들여와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해외 스타트업 캠퍼스를 시애틀과 인도에 만들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과 협업하고 자연스럽게 녹여들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 컨퍼런스를 열어 해외 주요 미디어와 투자자들을 초청해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강점을 알리겠다”고 했다.

이날 현병구 시사저널이코노미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들은 이제 글로벌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내수 시장 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스타트업도 많아졌다”며 “정부는 미국과 중국 현지에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거점을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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