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진 스윙비 대표, 동남아 B2B 시장 진출 위한 제언
“스윙비는 글로벌 사업 아닌 아닌 100% 로컬 기업”
“한국 내수시장만큼 준비 필요”
“글로벌 사업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 지역에 맞는 100% 현지, 로컬사업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이코노미가 15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한 ‘스타트업포럼 2019’에서 최서진 스윙비 대표는 각각의 국가에서 100% 로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윙비는 동남아시아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사관리 및 급여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와 건강보험 서비스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타이완, 한국 등 4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여기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 법인 확장을 진행 중이다. 전통적인 기준에서 보면 다국적 기업이다.
그러나 최 대표는 “각각의 법인들이 각각의 국가에서 100% 로컬 사업을 진행하고 있을 뿐 글로벌 사업이라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윙비가 한국회사인지 동남아시아 회사인지 질문을 받곤 한다”며 “정답이 없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분야 1위 기업인 라자다는 독일인들이 창업하고 싱가포르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지만 최근 중국 기업인 알리바바에 인수됐다”며 “우리는 국가의 장벽이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국가의 장벽이 기업들이 가진 확장성과 자율성을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적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이 때문에 사업하는 입장에서 특정 국가라는 기준에 사로잡히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 될 수 있다.
최 대표는 “한국인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사업을 한다면 현지 시장을 한국 내수시장으로 여길 만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시장에서 통할 만한 제품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 다음으로 해당 시장에 충분한 네트워크를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 대표는 “우리가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했던 일은 시장에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유통채널을 찾아가는 일이었다”며 “한국이나 중국, 미국 등과 마찬가지로 동남아시아에서도 시장에 내놨을 때 아무런 노력 없이 첫 고객사가 될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를 갖추기 위해 현지인력 채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지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보니 자칫 현지 체류 중인 한국인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도 안되는 결정이라는 평가다. 현지 인력을 채용해 그들의 네트워크를 흡수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현지 법인에 대표나 의사결정권자를 반드시 상주시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대표는 “현지 네트워크 효과를 만드려면 적어도 대표나 핵심 의사 결정자들은 그 지역에 있어야 한다”며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창업자들이 한국에 머무른다면 현지 최고의 인력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지 네트워크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동남아시아 대형 회사들이 방금 생긴 작은 기업과 함께 하기로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어렵게 파트너십을 맺게 되더라도 결실을 맺기는 더욱 어렵다.
최 대표는 “파트너십 대부분이 대형 회사의 스타트업이나 투자 관련 부서의 핵심성과지표(KPI)를 채우는 데에서 끝나기 쉽다”며 “우리는 우리 사업이 파트너사 내부의 실질적인 KPI에 포함되는 것을 중요시했고 이 때문에 성과를 낼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마지막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은 ‘왜 동남아시아 시장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1세대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그랩, GOJEK, 시, 라자다 등의 성공 사례가 부각되면서 스타트업들의 관심이 커졌다. 이들 1세대 유니콘들은 모두 내수시장만 보고 사업을 진행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꿔 말하면 동남아시아 시장은 내수시장만으로도 5조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최 대표는 “단순히 시장의 크기만을 보고 시장 진출을 준비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우리도 투자자들에게 설명할 때 동남아시아의 시장 규모와 성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것 때문에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동남아시아 경제 구조의 중심에는 중소기업이 있는데 이들이 형편 없는 소프트웨어에 비용을 지불한다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시장에서 다른 기업들과 경쟁하며 우리가 제공하는 고객가치와 매출 등 실적을 증명해야 한다”며 “이런 과정을 버티기 위해서는 우리가 왜 이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지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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