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에선 뉴스소비 덜한 시기에 민감한 정보 내보내려는 취지일 것이라고 추측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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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꼭 중요하거나 민감한 사안은 금요일에 발표하는 걸까? 골치 아프게···”

박근혜 정부시절 한 국회 보좌관은 기자와 만나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당시를 돌이켜 보면 정말 굵직한 내용들이 금요일에 발표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제 일반 독자분들도 슬슬 이 같은 분위기를 느끼신 듯합니다. 구체적으로 되돌아보면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교체 등이 금요일에 발표된 적 있네요.

정부가 금요일에 주요 발표를 하는 공식적인 이유 같은 것은 없습니다. 모든 주요 발표가 금요일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정부도 따로 그 이유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없으니까요. 다만 해당 발표를 처리하는 기자들과 정계 인사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유력하게 꼽히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뉴스 소비와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뉴스를 덜 볼 타이밍에 발표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사실상 모든 정부 정책을 언론사들의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금요일, 특히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은 뉴스가 가장 덜 소비될 때입니다. 쉽게 말해 해당 뉴스에 대한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뉴스 재생산도 다른 때보다 덜 이뤄지는 시점입니다. 보통 주요 내용이 발표되면 기자들은 각자의 취재 내용들을 바탕으로 한층 더 분석이 들어간 기사들을 쏟아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해당 발표 내용의 명과 암이 드러나게 되고 공론의 장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당직자들만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 주말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평일보다 이 같은 작업이 덜 이뤄지게 됩니다. 그리고 독자들 자체도 뉴스를 보기보단 외부활동 등 주말을 즐기는데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즉, 정리하면 정부가 금요일에 주요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언론사들도 이슈 재생산에 소극적이고, 독자들도 뉴스를 덜 볼 타이밍에 민감한 내용들을 내보내기 위해서가 아닐까 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커다란 이슈가 있을 때 슬쩍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을 발표하는 행태도 있습니다. 물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발표하는 정보를 보다 많은 이들이 보게 하고 피드백을 받고 싶다면 금요일 오후는 피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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