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진 아닌 윗선 목표로 삼고 지체없이 수사···재계, 수사대상 될까 ‘노심초사’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걸린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걸린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의혹과 KT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전열정비를 마친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자 수사 대상 기업 뿐 아니라, 재계 전반이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15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송경호 부장검사)는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전날 삼성물산 및 미래전략실 관계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지 단 하루만이다. 해당 압수수색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삼성 수사는 그동안 응축한 에너지를 한 번에 뿜어내듯 긴박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특수2부의 인력을 보강하고 삼성 관련 사건을 재배당하며 삼성 수사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그랬던 검찰이 이틀 연속 압수수색에 나서며 삼성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와 동시에 검찰은 KT 김성태 의원 딸 채용 특혜의혹과 관련해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영일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전 KT 인사담당 전무 김아무개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인재경영실장으로 근무하며 2012년 KT 공채 때 김의원의 딸을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검찰의 움직임은 크게 ‘목표’와 ‘속도’면에서 수사의지가 엿보인다. 우선 수사의 최종 목표가 윗선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검찰은 이번에 구속된 김 전 전무가 KT수뇌부의 지시를 받아 김성태 의원 딸의 취업을 합격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의혹과 관련해서도 목표는 역시 실무진이 아닌 윗선이다.

이와 더불어 빠른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는 평가다. 정기 인사를 마무리하고 사법농단 수사가 마무리 되자마자 지체 없이 관련기업 수사에 나서고 있다. 과거 한때 시민단체들로부터 지적 받았던 꼬리 자르기 및 시간 끌기 수사 논란은 적어도 지금 검찰과는 거리가 멀다.

검찰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이자 지금 당장 수사를 받은 기업들 뿐 아니라 재계 전반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그룹사 인사는 “요새 서초동 돌아가는 거 보면 아주 살벌하다”며 “특별히 문제될만한 사항이 있는지 돌아보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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