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15일 기아차 본사서 75회 주주총회 열고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내이사 선임···오는 22일엔 현대차·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오를 예정
기아차 기존 박한우·최준영 각자대표 체제 유지

현대자동차그룹 시무식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시무식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기아자동차 사내이사를 맡는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을 포함해 현대차그룹 계열사 4곳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게 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1999년 현대차그룹에 인사한 지 20년 만이다. 재계 이목을 끌었던 대표이사 자리에는 오르지 않았다. 기아차는 기존 박한우 사장과 최준영 부사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한다.

기아차는 1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제75회 주주총회를 열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남상구 가천대 석좌교수가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재선임 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기아차 사내이사에 선임되며 계열사 4곳의 사내이사에 오르게 됐다. 지난 1999년 현대차 구매본부 담당으로 입사한 지 20년 만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002년 현대모비스 사내이사에 처음 올랐으며 2003년에는 기아차, 2010년에는 현대차, 2012년에는 현대제철 사내이사를 맡았다. 2010년에는 현대차 부회장을 맡으며 기아차 대표이사에서 비상근인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왔었다.

일각에선 기아차 주주총회를 앞두고 정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레 나왔지만 사내이사를 맡았다. 현 정권에서 계열사 대표이사 겸직에 대한 견제와 압박이 심하고, 굳이 대표이사가 아니더라도 경영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본격적으로 ‘정의선 시대’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수석부회장이란 직급을 새로 만들고 정의선 부회장을 그 자리에 올렸다. 정 수석부회장이 다른 6명의 부회장들보다 한 단계 위로 올라서며 경영 승계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오는 22일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양사 대표이사로 올라설 예정이다. 입사 20년 만에 계열사 2개사 대표이사, 4개사 사내이사를 겸직하는 셈이다. 이는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내부적으로뿐만 아니라, 표면적으로도 전면에 나서 회사 경영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지표현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 대표이사 추진 계획이 알려지고 단 하루만에 현대차는 5년간 총 45조3000억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오는 2023년까지 R&D(연구개발)와 경상투자에 30조6000억원,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14조7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의 경영권 공격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배당,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에 제동을 걸고 나서 주총 표대결이 예상된다.

한편, 기아차는 이날 주총에서 올해 배당금을 전년보다 100원 늘린 보통주 1주당 900원으로 확정하고 이사 보수한도는 20% 감소한 80억원으로 책정했다. 배당금은 다음 달 15일 지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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