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맥스8 잇단 추락으로 투심 악화
‘초대형 악재에 성장성 훼손’ 부정적 시각 대두
‘장기적으론 해결 가능 이슈’ 긍정론도 나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The Boeing Company)의 신기종 737-max(맥스)8이 연이은 추락 사고를 낸 가운데 보잉에 투자하는 해외 직투족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성장 배당주로 각광받았지만 초대형 악재로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한 까닭이다. 결국 해결 가능한 문제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매수 기회라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초대형 악재로 가치 하락이 오랜기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일(이하 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보잉은 전거래일 대비 1.73달러(0.46%) 오른 377.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폭 상승했지만 보잉은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6.15%, 5.33%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737-맥스8 여객기의 추락사고가 발생한 이후 투심이 악화된 것이다.

아직 기체 결함으로 결론나진 않았지만 새로운 기종이 연이어 추락 사고를 낸 것에 우려가 발생했다. 앞선 지난해 10월 29일 저비용항공사(LCC) 라이언에어의 항공기가 추락해 탑승자 189명 전원이 숨졌는데 이 역시 보잉의 737-맥스8이었다. 새로운 기술들로 중무장한 항공기가 반년 사이에 연이어 사고가 나면서 기체 결함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잉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해외 직투족들에게 보잉은 배당 성장주로 각광받던 종목이었다. 보잉은 지난해 4번의 분기 배당으로 총 6.84달러를 배당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 가량 증액된 것이다. 여기에 올해도 전년 대비 20% 인상된 분기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성장성 측면에서도 보잉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연간 1000억달러(11조8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737-맥스8, 737-맥스9 등 신형 비행기를 앞세워 소형기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지난해 전체 순주문(net order)이 893대로 경쟁사인 에어버스(747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4만3000대(약 7142조원 추산) 규모의 신규 항공기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보잉의 장기적인 성장성도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보잉에 큰 악재가 발생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항공기 시장은 LCC의 출현으로 소형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여기에 보잉은 소형기 시장에서 737-맥스 시리즈를 통해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었지만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생겼다. 항공기 결함인지 아닌지 사고기 조사에서부터 결함일 경우 개선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사태 해결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향후 생산 차질에 따른 손실과 함께 항공기 수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미 지난 1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라이언에어는 보잉 737-맥스 항공기 200대(200억달러 규모) 주문을 폐지할 계획이다. 케냐항공도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737-맥스 구매 계획 철회를 저울질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회복 가능한 이슈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항공 산업을 양분하고 있는 보잉이 항공기를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항공사가 갑자기 운용하는 항공기 종류를 보잉에서 에어버스로 바꾸기는 쉽지가 않다. 부품 수급이나 정비 등 효율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주가 부진으로 인해 당분간 기회비용이 생길 수는 있지만 과거 2013년 보잉 787드림라이너 결함 사태 때는 주가 급락 이후 연간 80% 가량 상승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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