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14일 월계점 오픈 시작으로 향후 점포 50개로 늘릴 계획
기존 할인점 창고형으로 바꾸는 홈플러스, 향후 80개 점포로 전환 예정
한 발 뒤진 롯데마트, 빅마켓 늘릴 계획 당장은 없어

이마트가 14일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을 오픈했다. 서울 첫 매장이다. 이마트는 매장을 오픈하면서 1등 창고형 할인점 도약 원년을 선언했다. 창고형 매장을 키우고 있는 홈플러스와 기존 강자 코스트코가 긴장할만한 발언이다. 2014년 이후 새로운 창고형 매장을 내지 않고 있는 롯데마트에게는 씁쓸한 말이기도 하다.

이마트의 노선은 확실해보인다. 매출·영업이익 급락을 맞은 일반 할인점 매장 대신 성장세에 있는 트레이더스와 온라인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실적만 봐도 매출(25.5%↑)과 영업이익(23.9%↑)이 동시에 늘어난 사업부는 트레이더스밖에 없다. 이 기세로 이마트는 월계점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트레이더스 3개점을 더 연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2조4000억원을 기록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 마트 출점 절벽에도 창고형은 급증··· 매출 증가세도 뚜렷

창고형 매장에 기대하는 건 큼직큼직한 벌크 상품이다. 크게 묶어 싸게 판다는 게 창고형 마트의 특징이었다. 코스트코 케이크 한 판은 학교 책상만 했다. 코스트코에는 그야말로 기존 마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러프한 상품들이 많았다. 이를 강점으로 2000년 국내에 상륙한 코스트코는 기존 할인점과 다른 지점에서 덩치를 키웠다. 코스트코는 당시에는 낯선 회원제로 운영됐지만 매니아층이 확실했다. PB(자체브랜드)인 커클랜드와 대용량 연어, 스테이크, 피자 등으로 인기몰이했다. 그러던 중 기존 구성점을 리뉴얼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1호점이 지난 2010년 등장했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달 14일 기준 국내 전체 창고형 할인매장은 53개다. 이 중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스페셜, 코스트코 3곳이 각각 16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이마트 : 구성·송림·월평·서면·비산·안산·천안·양산·수원·킨텍스·스타필드 하남·스타필드 고양·군포·김포·스타필드 위례·월계 △홈플러스 : 대구·서부산·목동·동대전·안산고잔·가양·시화·동대문·청주성안·대구상인·분당오리·순천풍덕·전주완산·광주하남·인천연수·시흥) △코스트코 : 양평·상봉·양재·광명·일산·하남·의정부·송도국제도시·공세·천안·세종·대전·대구·대구혁신·울산·부산) 세 업체가 매장 수 면에서 현재 비기는 것이다. 롯데마트 빅마켓은 5곳(금천·신영통·영등포·도봉·킨텍스)으로 가장 적다. 여기에 이마트는 부천 옥길지구와 부산 명지 국제신도시 등 올해에만 3곳을 더 출점한다. 2022년까지 점포 수를 28개까지 확대해 매출 4조원을 달성하고, 2030년에는 점포 수를 50개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코스트코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던 임일순 사장의 홈플러스 역시 가만히 있을 리 없다. 홈플러스는 현재 16곳인 창고형 매장을 향후 80여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창고형 매장을 새로 짓는 일반적인 출점 방식 대신, 기존 할인점 매장을 창고형으로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아예 새로 점포를 여는 이마트, 코스트코, 롯데마트보다 비교적 출점이 수월한 것이다.

창고형 매장은 매출이 잘 나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존점에 비해 리뉴얼한 스페셜점의 매출은 두자릿수씩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스의 '나홀로 성장'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홈플러스 스페셜은 기존 할인점과 창고형을 섞어놓았다는 강점도 있다. 창고형 매장에서는 살 수 없었던 작은 단위의 제품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홈플러스 스페셜로 리뉴얼을 진행하는 매장은 없다. 다만 새 계절을 맞은 만큼, 리뉴얼에 곧 착수할 예정이다. 

다만 '창고형=성공' 공식이 매번 통하는 것은 아니다. 롯데마트는 창고형 매장 출점 러시에서 한 발 물러나있는 상태다. 롯데마트는 2014년 11월 출점 이후 자사 창고형 할인매장인 빅마켓 출점을 멈췄다. 향후 출점 계획도 현재로선 없는 상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 빅마켓이 기본적으로 한자릿수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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