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금융위, 발행어음 자금 개인 대출 적법성 두고 이견

금융당국의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제재심의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달에도 명확한 결정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여전히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가운데 금융위원회에서는 법령자문기구를 통해 법적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꺼내놨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내에서도 판단이 갈리는 가운데 제재안이 최종 부과되기는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예상이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제재심의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달에도 명확한 결정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여전히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가운데 금융위원회에서는 법령자문기구를 통해 법적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꺼내놨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내에서도 판단이 갈리는 가운데 제재안이 최종 부과되기는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예상이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제재심의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달에도 명확한 결정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여전히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가운데 금융위원회에서는 법령자문기구를 통해 법적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꺼내놨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내에서도 판단이 갈리는 가운데 제재안이 최종 부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한국투자증권의 총수익스왑(Total Return Swap, TRS)과 관련해 제재 심의를 진행할 것이란 방침으로 빠르면 이달 중으로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에 SK실트론의 지분 19.4%를 기반으로 하는 TRS 거래를 주관했다. TRS는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 등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보장매도자로부터 고정 수익을 지급받는 대신 보장매도자는 기초자산의 매각에 따른 수익과 손실을 이전받고 이를 정산하는 형식의 파생상품이다.

문제는 이번 TRS 거래에 최태원 SK 회장이 끼어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TRS 거래의 기초자산으로 SK실트론 주식을 사용했다. 구체적으로는 SPC가 단기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SK실트론 주식 1299만5000주를 매입하고 해당 주식으로부터 발생하는 총수익(배당 및 추후 주식 매도시 차익)을 최 회장에게 넘기는 식이다. 대신 최 회장은 약정 이자를 SPC에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SPC의 업무수탁자로 자산 관리와 지분 보유에 따른 공시 등 관련 업무를 맡는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TRS 거래가 사실상 최태원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매입을 위한 개인대출로 활용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거래 과정이 복잡하지만 단순화할 경우, SK실트론 지분을 한국투자증권이 SPC를 설립해 대신 매수해주고 최 회장은 여기 투입한 자금의 조달비용에 상응하는 약정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현행 규정 아래서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개인에게 대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전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12일 한국투자증권 제재심의와 관련해 심의를 진행중이다라며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문제는 금융감독원과 달리 금융위원회에서는 한국투자증권 TRS 거래의 제재와 관련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TRS 거래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법령해석심의위가 자문기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원회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지만 금감원 입장에서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구나 금감원에서 한국투자증권의 TRS 거래에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해당 제재안이 최종 부과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고강도 제재를 결정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제재안이 약화되거나 무력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 TRS 거래와 관련해 기관경고와 임원해임 권고, 일부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 조치안을 사전 통지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논의를 진행중인 사안을 두고 금융당국간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특이한 경우라며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논의가 마무리되더라도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의 TRS 발행 구조 / 이미지=시사저널e
한국투자증권의 TRS 발행 구조 / 이미지=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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