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사측 1720만원 보상금 지급안에 상당 부분 이견 줄여···다만 인력 전환배치, 외주화 문제 놓고 더 큰 갈등 불거져
노조 “회사가 외주용역 가속화하려는 의도” vs 사측 “노조의 인사 경영권 침해”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공장에서 QM6 생산하는 모습. /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공장에서 QM6 생산하는 모습. /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르노그룹이 설정한 임금 및 단체협상 데드라인을 넘어섰다. 르노그룹은 지난 8일까지 노사가 임단협 타결에 이르지 못할 시 신차배정은 없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였다. 노사는 8일 자정까지 회의를 이어갔으나, 결국 교섭은 결렬됐다. 임금 부분 갈등은 어느 정도 합의를 봤지만, 인력 배치 등의 고용 안전 문제가 새로 떠올랐다.

13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사측은 노사가 데드라인을 넘겨 임단협 타결에 이르지 못한 사실을 일단 르노그룹 본사에 보고했다.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한국 부산 공장을 찾아 이달 8일을 넘기면 로그 후속 물량 배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실상 지난 8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셈이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앞으로의 신차배정 가능성에 대해 “일단 상부에 보고는 올렸다. 위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설정한 데드라인을 초과한 만큼, 앞으로 신차 배정 전망은 더 불투명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노사는 임금 인상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최대 1400만원의 보상금을 일시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현재 로그 위탁 생산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기본급 인상으로 인해 공장 경쟁력이 하락하면 신차 배정에 불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에 걸친 노사 집중 교섭에서는 새로운 쟁점 사항이 타협을 가로막았다. 노사는 인력 배치와 투입 그리고 외주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노조는 부산공장의 노동강도가 국내 타사와 비교해 높다며 시간당 생산대수 60대를 55대로 줄여달라고 요구했고, 인력 전환배치와 외주용역 관련해 기존 ‘협의’가 아닌 ‘합의’로 바꾸자고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기본급은 동결해줄 테니 대신 쟁점 사항인 외주 용역화, 강제 배치전환, 고용 안정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임금인상도 중요하지만 고용 안정화가 더 시급하다고 봤다. 현재 회사는 노조의 동의 없이도 인력을 재배치하고 외주용역화 할 수 있다”며 “이를 노조의 동의가 필요한 ‘합의사항’으로 바꾸자는 게 골자다. 원래는 ‘합의’사항이었으나 1대 노조에서 ‘협의’로 바뀌었는데 이걸 다시 돌려놓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교섭 자리에서 신차가 투입되면 2024년까지는 고용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합의’로 바꾸지 못하냐는 게 노조 입장이며, 외주용역을 가속화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부분은 회사의 경영과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설명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조가 인력을 추가 고용하고 생산대수를 줄이라고 요구했는데, 회사 측에서는 이를 통해 공장 생산성이 20%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본급 인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며 “공장 생산성 및 경쟁력이 신차 배정에 중요한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외주용역에 대해서는 “외주화를 한다는 게 아니라 외주화 할 수 있으니 바꿔달라는 것이고 이 두 개는 서로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11일까지 부산공장에서 총 168시간 44차례 파업을 진행했고, 이날은 정비영업 부분이 오후 12시 30분부터 4시간 30분 동안 부분 파업을 진행한다. 임금 협상은 회사가 총 1720만원(실적 인센티브 1020만원+원샷 보너스 700만원)의 보상금 지급안을 내놓으며 노사가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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