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당기순이익 감소···시장 포화 상태
보험과 기술 결합한 ‘인슈어테크’ 도입 주력

보험사는 얼어붙은 성장세를 되살리기 위해 보험과 기술을 접목시킨 ‘인슈어테크’ 사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보험사는 얼어붙은 성장세를 되살리기 위해 보험과 기술을 접목시킨 ‘인슈어테크’ 사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경기 침체와 규제 압박으로 보험업계가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는 얼어붙은 성장세를 되살리기 위해 보험과 기술을 접목시킨 ‘인슈어테크’ 사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 생보사·손보사, 순이익 감소···소비자민원·종합검사 등 전방위 압박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4개 생명·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7조2742억원으로 전년 대비 5800억원(7.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영업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수입보험료 부분을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은 201조7835억원으로 전년 대비 0.3%(5251억원)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보사의 지난해 말 기준 초회보험료는 총 5조1137억원으로 2017년 동월 6조9933억 대비 1조8796억원(27%) 급감했다. 특히 지난 2015년과 2016년 11월 누적기준으로 전체 초회보험료가 각각 11조8673억원, 10조4495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년새 반절로 줄어든 셈이다.

손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2373억원으로 2017년(3조9392억원)에 비해 7019억원(21.6%) 감소했다. 지난해 투자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566억원(7.8%)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보험영업손실이 1년 전보다 1조3867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외이익 부문에서도 2065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보험업계의 실적 쇼크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여전히 규제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큰 걸림돌은 ‘신(新)국제회계기준’으로 불리는 IFRS17 도입이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하에선 부채 증가에 따른 자본축소가 불가피하다. 기존에는 저축성보험 가입 고객에게 돌려줄 만기환급금을 매출로 인식했지만 IFRS17이 적용되면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이에 대비해 저축성 보험을 줄이면서 보장성 보험과의 수입보험료 격차도 2017년 1조6882억원에서 지난해 7조7724억원까지 확대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과 관련 정부부처의 보험업계 규제 기조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즉시연금, 암보험 등의 소비자 민원 분쟁과 함께 4년 만에 부활하는 종합검사 등을 감안하면 보험업계는 전방위 압박을 마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영업 경쟁이 심화되면서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들에게 불똥이 튈 우려가 높다”며 “불완전판매 징후 등 영업동향을 상시 감시하면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보험업계, 핀테크 업체와 제휴···‘인슈어테크’ 도입 활발

성장 정체에 빠진 보험업계는 최근 규제 완화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핀테크 업체 등과 제휴를 맺고 ‘인슈어테크’를 통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인슈어테크(Insurtech)란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보험서비스를 말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인슈어테크 서비스 활성화 및 디지털 혁신 강화를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전략적 제휴를 지난달 체결한 바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개인금융 자산관리 앱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핀테크 업체 레이니스트와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개발,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장 포화 상태로 신규가입은 줄고 중도해지가 늘어가는 등 성장 한파에 빠져 있는 보험사들의 인슈어테크 도입은 계속될 전망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업계 내 전반적인 인슈어테크 활성화를 위해 의료법 개정 건의, 해외 사례 참고 등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규제 체계로는 보험산업의 변화를 꾀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계법령 개정 등을 통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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