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北과 수교 중인 브루나이 등 아세안 3국 순방
문 대통령,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첫 정상외교···‘비핵화 대화’ 동력 살리는 데 집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 캠프(D camp)에서 열린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 사전 간담회에서 입주 벤처 기업 대표들의 건의를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 캠프(D camp)에서 열린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 사전 간담회에서 입주 벤처 기업 대표들의 건의를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끝낸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집중한다. 그동안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던 개각에 마침표를 찍은 만큼, 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약화하는 비핵화 대화를 되살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10~16일 6박7일 일정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인 브루나이와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에 국빈 방문한다. 집권 중반기를 맞아 경제 활력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점에서 신남방정책을 내실화 한다는 목적이 있다.

그 중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첫 정상외교인 이번 순방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고 평화 모멘텀을 이어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3개국을 중심으로 아세안 차원의 지속적 지지와 협조를 확인할 것”이라며 “한반도를 넘어 역내의 평화·안정을 확보하고 증진하기 위한 협력의 토대를 단단하게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이번 순방할 국가인 브루나이와 캄보디아는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북한과 외교 관계를 중단한 말레이시아 역시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직접 나서서 외교 관계를 재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각 정상을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 등이 새 변수로 등장한 만큼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열리면서 아세안이 한반도 비핵화의 상징적 장소로 떠오른 만큼, 문 대통령이 순방지에서 발표한 메시지가 또 다른 무게감을 줄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린다.

아울러 하노이 회담이 결렬,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문제 등 북미 대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번수에도 북미 정상이 모두 대화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점은 문 대통령에게 힘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북한, 그리고 김 위원장과 나의 관계는 매우 좋다”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결렬된 점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그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도 미국을 향해 비난을 하지 않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등을 통해 북미 정상의 비핵화 판이 깨지기 전 비핵화 대화를 다시 추동하는 데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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