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게임완성도에도 유저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지난해 4월 업데이트 이후 검은사막 하향세 기록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이미지. / 사진=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이미지. / 사진=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지적재산권(IP)으로 유명한 곳이다. 지난 2015년 출시한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에 이어 지난해 2월에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출시한 바 있다. 검은사막은 온라인과 모바일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이에 펄어비스는 지난해 매출액 40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44.9%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성장과는 달리 한 때 ‘갓겜(최고의 게임)’으로 불리던 검은사막 IP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검은사막 IP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은 무엇일까. 먼저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을 살펴보자. 검은사막은 현존하는 온라인게임 중 최고 수준의 그래픽 퀄리티를 자랑한다. 여기에 광활한 오픈월드, 개성 넘치는 직업 등으로 유저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왔다. 국내 뿐만 아니라 북미·유럽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엔 게임내 신규 유저가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유저와의 소통 부재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4월 ‘모험명성’과 ‘카프라스’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당시 유저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펄어비스는 업데이트를 강행했다. 이후 유저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지난해 12월 모험명성은 결국 삭제됐다. 그러나 이미 상당수 유저들이 게임을 떠난 뒤였다. 당시 유저 부족으로 셀 수 없이 많은 길드가 사라지기도 했다. 

지금도 검은사막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많은 유저들이 개선 사항에 대해 건의하고 있지만 펄어비스는 일부 문제에 대해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데미지 수치’ 표시다. 이와 관련해 펄어비스측은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을 통해 액션에 집중해야하는 게임 특성상 피해량 수치를 직접 표시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며 “피해량 수치를 직접 표시할 경우 전투와 액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 표시되는 숫자에 집중하게돼 이 숫자만으로 모든 가치를 판단하는 모험가분들이 생겨나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저들은 ‘on/off’ 기능을 추가하면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이후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의 경우 데미지 수치가 표시된다. 한 유저는 “화면이 더 작은 모바일에서도 데미지를 표시하는데 '액션에 집중해야 한다'며, PC 버전에 데미지 수치를 표시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유저들은 데미지 표시를 요구했으나 펄어비스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데미지 표시가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러 아이템을 조합해 높은 효율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데미지가 표시되지 않는 지금, 유저들은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불통 사례는 다양하다. 2015년에 출시된 검은사막의 경우 테스트 서버에 대한 유저들의 요구가 계속 있어 왔다. 그러나 펄어비스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매주 갑작스런 업데이트로 인해 유저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4월 패치 이후 유저 수가 급감하자, 지난해 7월 뒤늦게 일종의 테스트 서버인 ‘검은사막 연구소’를 추가하게 된다. 

검은사막 모바일 역시 초반 ‘착한 과금’을 내세우며 큰 인기를 끌었다. 펄어비스는 출시 전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최대한 배제한 ‘착한 비즈니스모델(BM)’을 지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펄어비스 관계자는 “기존의 등급 뽑기는 최대한 배제하고 결과물보다는 편의성이나 성장 재료를 확보하기 위한 방향으로 풀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검은사막 모바일 관련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과도한 과금에 대한 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등장한 ‘전설 의상’의 경우 사실상 확률형 아이템과 다를바 없어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출시 초반 강조했던 착한 과금은 사라진 지 오래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이라는 단일 타이틀로 움직이고 있는 회사다. 최근 ‘이브 온라인’으로 유명한 CCP게임즈를 인수하긴 했지만 여전히 주력 타이틀은 검은사막 하나다. 대체 게임이 없는 상황에서 검은사막을 즐기는 유저들과의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소통보다는 ‘불통’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펄어비스는 지난해 4분기 상장 이후 처음으로 실적 감소를 기록했다. 펄어비스의 2018년 4분기 실적은 매출 991억원, 영업이익 182억원, 당기순이익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299%, 180%, 1057%씩 증가했으나 전 분기 대비해서는 각각 15.3%, 69.9%, 73.8% 감소했다. 이는 펄어비스 상장 후 첫 실적 하락이다. 신작 개발이 지연되자 주가 역시 하락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 주가는 올 들어 2개월 동안 18% 가량 하락했다. 

펄어비스는 최근 몇 년 간 드라마틱한 성장을 기록한 곳이다. 그러나 유저들과의 불통 행보를 계속해서 이어간다면 그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유저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이는 회사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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