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회담 실망감·ECB 경기 둔화 우려 확대···달러 강세 지속 전망

최근 1개월간 원달러 환율 추이 / 그래프=시사저널e
최근 1개월간 원달러 환율 추이 / 그래프=시사저널e

3월 들어 달러강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어느새 1130원을 넘어섰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1110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3월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속에 외환시장에서는 당분간 1130원대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12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1110원대 후반에서 거래됐으나 지난 28일 1120원대를 돌파했다. 이어 이번주 들어서는 1129원까지 상승했고 지난 7일(현지시간) 진행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주말을 앞두고 1136원대까지 치솟았다.

외환시장에서는 일단 하노이회담 결렬후 일시적인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ECB 통화정책회의 이벤트에 환율이 급격히 변동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후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하노이 회담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커진 가운데 실제 성과가 이에 부합하지 못하자 CDS(Credit Default Swap·신용부도스와프)프리미엄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질 경우 원화는 약세를 나타내곤 했다. 하노이 회담 이전 북미 회담인 지난해 싱가폴 회담 당시에도 실질적 성과물이 나오지 않자 CDS프리미엄이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이에 원달러 환율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싱가폴 회담 이후와 유사한 궤적을 보인다면 환율은 4% 정도 상승할 것이라며 다만 싱가폴 회담 당시에는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책 불확실성 확대 양상이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하노이 회담 실망감에 상승하던 원달러 환율은 유럽발 불확실성에 상승세를 키웠다. ECB는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고 올해 3분기로 계획하던 금리인상 시점을 내년으로 미뤘다. 또 자산매입프로그램 등 부양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빠른 ECB의 스탠스 변화에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됐다. 

외환시장에서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나 미중 무역분쟁 등 정치적 이벤트를 제외하면 최근 환율을 움직이는 요인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침체 우려가 확대될수록 위험선호 심리가 둔화되고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예상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ECB 통화정책회의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퍼지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난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113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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