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이사장·이 처장은 부인···최성락 차장 거취 관련 “업무 잘 할 수 있는 콤비 고려”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퇴임과 동시에 차기 식약처장에 이의경 성균관대 약대 교수가 임명됐다. 이 처장은 업무적으로 연결됐던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추천을 받았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청와대는 지난 8일 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하며 차관급 인사로 식약처장에 이의경 성대 약대 교수를 임명했다. 기존 류영진 식약처장은 이날 오후 퇴임식을 갖고 물러났다.

신임 이 처장은 1962년생이다. 서울 계성여고와 서울대 약대 학사·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약학 박사 등을 거쳤다. 이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실장, 숙명여대 임상약학대학원 교수 등을 역임하고, 성대 제약산업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장과 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장 등도 거쳤다.

이 처장은 그동안 최성락 식약처 차장, 손여원 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과 함께 식약처장 후보로 인사검증을 받아왔다. 한 식약처 고위직 인사는 “그동안 유력후보에 대한 내용을 못 듣다가 지난 7일 저녁에야 이 교수가 처장에 확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 처장 임명이 공식 발표되자 곧바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추천한 인물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경제성평가 등 정부가 발주한 여러 용역 연구를 맡아왔던 이 처장이 업무적으로 김 이사장과 연결돼 추천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 보건의료계 인사는 “김 이사장은 보건의료계 대통령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며 “그가 직접 추천했거나 인선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이 처장 추천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 처장도 김 이사장과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는 8일 기자와 통화에서 “누가 저를 식약처장에 추천했는지 공식적으로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처장 인사 발표 후 식약처 직원들은 대부분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처장이 탁월한 약학 분야 전문가이고 능력과 실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판적 목소리도 제기된다. 전임 류 처장에 이어 또 다시 약학에 치우친 인물이 처장으로 부임하면 상대적으로 식품 분야 전문성과 행정은 우선순위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연구자와 교수로만 활동했던 이 처장이 거대 조직인 식약처를 제대로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 처장은 “리더쉽은 다양한 측면이 있는데 마음을 열고 식약처 직원들과 소통하면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구기관에서 실장 등을 하며 16년간 근무했고 전문가그룹과 많은 일을 해 학교에만 있었던 다른 교수 출신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번 인사에 따라 식약처장을 놓고 그와 경쟁했던 최성락 차장 거취도 주목 받고 있다. 최 차장은 행정고시 33회로 관가에 입문, 보건복지부에서 대변인과 보건의료정책관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성균관대 경제학과(83학번)를 졸업했다. 현 정부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전남 무안) 출신이다.

청와대는 처음부터 약업계 경륜과 실력을 갖춘 ‘여성’ 인물을 식약처장에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이고 식품 분야에 강점을 가진 최 차장은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는 분석이다. 이 처장은 최 차장 거취와 관련, “지난 7일 저녁 공식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을 고민하지 못했다”라며 “식약처 업무를 잘 할 수 있는 콤비 여부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복수의 식약처 주변 관계자는 “이 교수의 처장 발탁은 예상을 하지 못했다”라며 “이 처장이 복잡다단한 식약처 업무를 빠른 시간 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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