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부실채권비율 2015년 이후 지속적 감소
지방방은행, 상대적으로 기업재무여건 개선 부진
시중은행-지방은행, 자산건전성 격차 증가세

사진=예금보험공사
사진=예금보험공사

최근 경기침체로 일부 업종에서 한계기업이 속출하고 기업 구조조정이 발생하면서 국내은행의 여신건전성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른 시중은행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방은행의 경우 부실대출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 국내은행, 한계기업·기업구조조정 속출에도 대출 건전성 ‘이상무’

7일 예금보험공사가 발간한 ‘취약업종 대출의 건전성 현황과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조7000억원 감소했다. 전분기 말 대비로는 1조6000억원 감소해 2015년 말 이래 꾸준한 감소세다.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0.96%) 역시 전년도 대비 및 전분기 대비 하락하면서 2015년 이래 개선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7년부터 경기침체로 인해 한계기업 속출 및 기업구조조정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내은행이 대출구조가 흔들리지 않은 건 의외의 결과다.

채권은행들의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2018년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 총 190개사(C등급 53개, D등급 137개)가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중 중소기업은 실적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세부평가 대상 기업(외감기업 기준) 실적이 더 크게 하락해 부실징후기업 수가 지난해 174개사 대비 180개사로 다소 증가했다.

사진=예금보험공사
사진=예금보험공사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은행의 여신건정성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취약업종에 대한 기업구조조정과 리스크 관리 강화 덕택이다. 그 결과 부실채권 규모가 감소했고 일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개선될 수 있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총 여신 중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국내 일반은행의 주요 취약업종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8년 3분기 기준으로 4% 전후 수준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2%에 육박하던 2016년 1분기와 비교했을 때 크게 개선된 수치다.

◇ 지방은행, 취약업종 편중 및 중소기업 대출 비중 높아…자산건전성 양극화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대출 건전성 측면에서 일반은행은 선전하고 있는 반면 지방은행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취약업종의 특성이 특정지역에 편중돼 있고 지방은행은 상대적으로 기업 재무여건 개선에 부진하면서 담보비율이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일례로 ‘5대 취약업종’으로 꼽히는 조선업이 몰려있는 영남지역을 살펴보면 지역별 부도율이 전국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지역별 어음부도율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월 기준 영남지역에 속하는 부산(0.22%), 울산(1.08%), 경북(0.35%), 경남(0.10%)의 어음부도율은 전국 평균(0.07%)을 웃돌았다.

또한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대구은행, 부산은행 및 경남은행의 경우 경상지역에 대한 여신편중이 여타 지방은행들보다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비롯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과의 자산건전성 격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2015년 시중은행(1.12%)과 지방은행(1.22%)의 고정이하여신비율 격차는 0.1%포인트였으나 2017년 말 0.35%까지 벌어졌다. 2018년 9월엔 0.43%포인트로 늘어났다.

이를 두고 지방은행과 일반은행 간 자산건전성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용평가업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거점지역 주요 산업들이 취약업종으로 지정됐고 업황 부진 역시 계속되고 있다”며 “산업 활성화나 새로운 거점사업이 등장하지 않을 경우 양극화는 심화되는 방향으로 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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