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재자산신탁·생보부동산신탁, 유일한 매물
두 금융사 모두 비은행 계열 강화 위해 부동산신탁사 확보에 주력
인수전 경쟁 구도 형성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 강화를 위해 부동산신탁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각각 부동산신탁사를 물색 중이지만 시장에 매물이 한정돼 있어 두 지주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농협금융은 금융위원회에 부동산신탁업 신규인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예비인가를 획득하는데 실패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이 지난해부터 NH리츠자산운용을 설립하는 등 부동산 개발, 투자에 관심을 가져온 만큼 신규인가 실패 후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농협금융은 올해 경영전략을 발표하며 “효율적인 자산구조 구축을 위해 자회사별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총자산이익률(ROA) 개선을 추진한다”며 “리츠운용, 부동산신탁 등 신사업을 활용한 수익 다변화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농협금융은 인수합병과 지분투자 등 자본활용 방안도 마련한다고 밝혔다. 

현재 매물로 나온 부동산신탁사는 우리금융이 인수합병을 위해 논의 중인 국제자산신탁과 삼성생명과 교보증권이 50대50의 비율로 지분을 갖고 있는 생보부동산신탁이 유일하다. 

진원이앤씨는 작년 8월 삼성생명이 보유한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지만 나머지 지분 50%를 보유한 교보생명이 지분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농협금융이 이에 생보부동산신탁과 매각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생보부동산신탁 외에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부동산신탁은 국제신탁이다. 우리금융이 국제신탁 지분 50%+1주 인수를 두고 협상 중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이 국제신탁 인수에 나설 경우 두 금융지주의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현재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신탁사를 갖고 있다. 신한금융도 지난해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만 신탁사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도 신탁업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부동산신탁사의 당기순이익은 2853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재 부동산신탁업은 지난 10년 동안 11개 신탁사가 주도했다. 하지만 정부가 신규인가를 허용하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긴 상황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꺾였지만 신탁사들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은행과 연계될 경우 시너지가 날 수 있어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의 인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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