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토부 제2차관 재직 당시 주택 2채 신고
잠실 대장주 아파트 보유, 매매-전세가 차이 2200만원 불과해 갭투자 가능성도
‘사는 집 아니면 파시라’는 현 정부 부동산 기조에 어긋나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과거 국토부 제2차관으로 재직 당시 갭투자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국회 안팎에서 돌고 있다. 당시 최 내정자가 신고한 주택 한 채는 전세를 줬는데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는 불과 2200만원에 불과해서다. 이는 사는 집 아니면 팔라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에 어긋난 행보였을 수 있어 업계가 그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16년 3월 말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최 내정자는 본인과 아내 명의로 아파트 두 채를 신고했다. 하나는 최 내정자 명의로 된 분당 정자동에 위치한 전용면적 84㎡ 아파트이고 다른 한 채는 배우자 명의로 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다.

잠실 엘스의 경우 임대차계약을 맺고 받은 보증금을 채무내역으로 신고한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분당 소재 주택은 최 내정자 내외가 실거주 차원에서 구매하고 강남권 아파트는 투자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잠실 엘스는 570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인데다 가격이 고가여서 강남권 대장주 아파트 중 하나로 평가된다. 특히 최 내정자가 신고한 해당 아파트의 (당시 기준) 현재가액은 5억5200만원이고,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은 5억3000만원이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22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 내정자가 보유한 평형의 현재 가격은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된 실거래가 기준 13억원이다.

현 정부에서는 양도세 중과는 물론 전월세 신고 의무화 검토 및 임대소득 과세 양성화 등 추가적인 정책을 검토하며 다주택자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사는집 아니면 파시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을 정도다. 때문에 해당 정책의 수장직에 지명된 최 내정자는 실거주 차원이 아닌 강남 아파트 보유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야당의 집중 질의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김상훈 의원실(자유한국당‧상임위 국회 국토위 소속) 권태윤 보좌관은 “국회 상임위 내부에서는 정치인 출신보다는 국토관련 행정전문가가 발탁돼 다행이라고 여긴다”라면서도 “다만 갭투자 의혹 등에 대해선 현재까지도 두 채를 보유중인지 관련 자료를 받아보고 청문회에서 빈틈없이 질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내정자의 이같은 의혹은 현재 기준 재산내역을 다시 공개해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정호 신임 국토부 장관은 경북 금오공고,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행정고시 28회 출신이다. 국토부 내에서는 2007년 건설교통부 토지정책팀장을 거쳐 건설산업과과장, 2012년 대변인을 거쳐 항공정책실장과 기획조정실장, 제2차관을 역임한 후 2017년 10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전라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국토부장관 인사청문회는 21일로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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