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스크린 멀티태스킹 기능 숙지 못해
이통사 수장, 직접 단말기 평가하기도

스마트폰 주요 유통업체인 이동통신사가 신제품 단말기의 세부 기능은 물론 핵심 특징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19’에는 5세대(5G)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5G 단말기가 속속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개막 직전 새로운 단말기를 공개한 LG전자에게도 세계 최대 모바일 행사는 기회였다.

MWC에 앞선 삼성전자 언팩과 함께 폴더블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단말기가 큰 주목을 받았지만 LG전자가 공개한 듀얼 스크린도 평가가 좋은 편이었다. 혁신보다는 사용성 측면에서 꽤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옆 화면을 캡처해서 전송하는 기능이 키보드에 구현돼 버튼 하나로 이 과정을 단축시킨 것도 포인트였다. 간편한 멀티태스킹이라는 점만 놓고 보면 그 본연에 집중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5G가 되면서 수많은 데이터로 멀티미디어를 대량 감상하려면 화면이 커져야 하고 멀티태스킹 또한 빨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이통사들은 이런 기능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통사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단말기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들은 LG전자 듀얼 스크린에 대해서 한참 잘못 알고 있었다. 진정한 멀티태스킹이 아니라 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보완하는 형태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기자들과 갑론을박이 오간 다음에야 듀얼 스크린의 기능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됐다.

듀얼 스크린은 양쪽 화면에서 서로 다른 앱을 구현한다. 유튜브를 보면서 카카오톡을 할 수 있고 게임을 하면서 뉴스를 읽을 수 있다. 멀티태스킹이 완벽하게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통사 임원들은 한 앱을 켜면 그 앱과 연관된 콘텐츠가 다른 화면에 표출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LG전자의 설명이 부족했는지, 이통사의 이해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이통사 임원들은 듀얼 스크린은 폴더블이 아니라는 이유로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숙지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휴대전화를 주로 판매하는 이통사에서 이런 태도를 보인다면 구매 현장에서도 LG전자가 더욱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어 보였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이통사 수장은 삼성전자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는 괜찮더라고 평가하면서 듀얼 스크린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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