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간 답보상태 ‘힐스테이트레이크3차’, 전일 경관심의 접수
이르면 올 12월 분양예정…송도서 분양 3년여 만 분양될 듯
송도 개발이익정산 합의엔 이르지 못해 여전히 협의 중

수년 간 해묵은 갈등으로 인천 송도 내에서 분양일정에 차질을 빚었던 현대건설이 이르면 올 12월 '힐스테이트레이크3차' 분양을 할 수 있게 됐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수년 간 해묵은 갈등으로 인천 송도 내에서 분양일정에 차질을 빚었던 현대건설이 이르면 올 12월 '힐스테이트레이크3차' 분양을 할 수 있게 됐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현대건설이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서 수년 간 발목 잡혔던 분양사업을 재개할 채비에 나섰다. 올 12월 ‘힐스테이트레이크3차’를 분양할 예정인데 계획대로라면 ‘힐스테이트레이크2차’를 선보인 2016년 10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의 공급이다. 이 사업장 분양은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늦어지며 일정에 차질을 빚었지만 회사 측은 이마저도 천만 다행이라며 안도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송도랜드마크시티(이하 SLC)는 전일인 6일 오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제청)에 건축인허가의 첫 단계인 힐스테이트3차 경관심의를 접수했다. 지난 2017년 2월 첫 반려처분을 시작으로 경제청으로부터 부결만 3번, 반려 3번, 접수거부 6번까지 감안하면 총 12번째 도전인 셈이다. SLC는 현대건설과 미국 포트만홀딩스가 공동출자한 유한회사로 현대건설이 전신이다. 현대건설이 SLC 지분 94.2%를 갖고 있다.

12번째 경관심의 도전이지만 지난 11번 좌절했던 때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전일 SLC와 경제청은 분양사업에 관한 극적 타결을 보면서 화해모드로 인한 온기가 도는 것이다. 경제청이 이달 말 열리는 경관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을 논의해 통과하고 나면 이후 건축심의, 건축허가,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설계, 사업계획승인에 이어 착공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이 과정을 8개월 만에 마치고 이르면 올 12월께를 힐스테이트3차 분양시기로 잡고 있다.

그동안 현대건설은 해당 사업장 분양일정을 빠르게 진행할 것을 추진했다. 부지는 매입해놨는데 공터로 두자니 수익이 안 나는데다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갈수록 주택시장이 싸늘해질 게 우려돼서다. 그럼에도 분양 일정이 무기한 연기돼왔던 배경에는 SLC와 경제청과의 개발이익 정산에 관한 해묵은 갈등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앞서 SLC와 경제청은 송도신도시 개발이익을 50:50으로 정산하기로 합의했는데 공사를 진행하다가 중단되면서 생긴 일부 매몰비용인 860억원을 개발수익 정산에 포함할지 말지 여부를 두고 지난 4년간 90여 차례에 거친 회의를 거치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해당 사업에 정통한 현대건설 측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공무원이 열심히 일하는데 비난할 의사는 없지만 12번이나 거절당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상식 밖의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로선 분양과 관계없는 수익배분 협상관계 때문에 허가를 안내주니 애가 탔다. 이제라도 합의 봐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힐스테이트3차는 앞서 지난 2015년 10월과 2016년 10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1‧2차의 이른바 시리즈 아파트다. 두 단지는 주택시장 호황기 덕도 있지만 송도 내 최고 입지로 꼽히는 6‧8공구 내 우수한 곳에 자리해 높은 청약경쟁률은 물론 현재도 분양권이 웃돈만 억 대로 붙어 거래될 정도로 해당지역 주민들에게는 최고 인기 단지다. 상당수 가구가 바다 및 고가 회원전용 골프장 뷰를 자랑한다. 때문에 인천 지역 일대에서는 힐스테이트3차 대기수요도 상당하다. 그동안 힐스테이트3차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이달 중 호반건설이 해당지역에서 분양하는 ‘호반 써밋 송도’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는 실수요자도 많았지만 다시 시작된 사업절차에 인근 부동산 업계와 지역주민은 반기는 모습이다.

다만 SLC와 경제청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어서 안심하긴 이르다. 둘 간의 근본적 갈등원인인 개발이익 정산과 관련해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LC 관계자는 “경제청과 수익도 나누지만 손실도 분담하는 구조다. 아파트 분양을 비롯해 모든 사업을 빨리 진행해야 양측은 물론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송도지역 주민들에게도 좋다. 호전되는 지금의 관계가 계속 이어지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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