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 세 번째 도전만에 항공운송면허 취득···주 대표 "국내 항공사 중 최단기간에 손익분기 달성할 것"
항공기 10대 확보되면 매년 111만명 외국인 강원도 찾을 것으로 예상

지난 5일 강원도 기반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이 세 번의 도전 끝에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발급 받았다. 2016년과 2017년 두 번 연속 면허신청이 반려된 뒤 ‘삼수’만에 LCC 업계에 정식으로 발을 내디딘 것이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면허가 늦어지긴 했지만 그만큼 준비를 더 탄탄히 했다”고 밝혔다.

플라이강원의 사업모델은 다소 독특하다.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객(아웃바운드)보다는, 국내 여행을 원하는 해외여객(인바운드)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주 대표는 “우리는 해외 유명 관광지에 우리나라 국민을 실어 나를 생각이 없다. 아시아에서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도시 사람들을 강원도로 끌고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플라이강원 사무실에서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를 만났다. 주 대표는 강원도가 세계적 관광명소가 될 거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20년 넘게 관광업에 종사하며 전 세계 52개국을 다녀본 결과, 강원도와 같은 관광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주 대표는 “항공기 10대가 보유되면 1년에 111만명의 외국인을 강원도로 끌어오겠다”고 단언했다.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플라이강원 사옥에서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를 만났다. 주 대표는 항공운송면허 발급이 늦어졌지만 그만큼 탄탄한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했다. / 사진=최창원 기자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플라이강원 사옥에서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를 만났다. 주 대표는 항공운송면허 발급이 늦어졌지만 그만큼 탄탄한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했다. / 사진=최창원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세 번째 시도 만에 면허 취득에 성공한 소감은?

면허 취득이 좀 늦어졌지만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 강원도 양양에 사옥도 짓고, 기숙사도 지을 계획이다.

TCC(Tourisme Convergence Carrier)를 표방한다. 즉 해외 사람들을 국내로, 그것도 강원도로 데려온다는 얘긴데 이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시각도 있다.

걱정해주시는 건 고맙다. 그런데 수백억원을 투자하고 도전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도 “양양공항에 비행기를 넣는다고 돼?”, “강원도 인구 밀도 떨어지는데 누가 비행기를 타나?” 라고 반문한다. 그러나 우리는 해외 아름다운 도시에 취항할 계획이 없다. 해외의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한국에 오고 싶은 분들을 모셔올 것이다.

강원도가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다. 플라이강원으로서는 ‘여객수요 확보’와 ‘강원도 관광개발’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 세계 52개국을 다녀봤다. 중국은 170번도 넘게 갔다. 안 가본 곳이 없다. 아무리 많은 곳을 다녀 봐도 강원도만큼 관광지로서 완벽한 요건을 갖춘 곳이 없다. 산과 바다가 있고, DMZ(비무장지대), 평창올림픽 개최지역 등 자연환경이 뒷받침 된다. 제주도도 지금은 세계적 관광지로 떠올랐지만 예전에는 지금의 강원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여행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하루에 대한항공 10편, 아시아나항공 6편 정도가 노선 전부였다. 그런데 LCC가 생기면서 공급이 엄청 늘었다. 지금은 김포~제주 노선이 세계에서 가장 바쁜 노선 중 하나다. 나는 평생 한국을 팔러다닌 사람이다. 강원도를 세계에 팔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공급이 강원도를 바꿀 것이라는 건가?

그렇다. 물론 강원도 스스로의 변화와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제주도에 가면 어디서 숙박을 하든 기본적인 조건이 훌륭하다. 강원도도 일단 해외 손님이 들어오기만 한다면 곧바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여행객들이 여행지에서 쓰는 돈이 어마어마하다. 식당도 새로 생길 것이고, 숙박도 새로 들어설 것이다.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도민들의 마음가짐도 스스로 달라질 것이다.

어떤 구체적인 방법으로 해외에서 국내로 여행객을 끌어올 것인가?

지금 해외 여행사 53개 업체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국토부에 제출한 수는 44개지만 그 이후에 9개 업체와 새로 계약을 맺었다. 현재 여행사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플라이강원과 MOU맺은 여행사들은 대부분 현재 운영하는 여행사와 거래하는 곳들이다. 사업운항 개시하면 적극적으로 노선과 모객을 추진하겠다. 항공기 10대가 확보되면 매년 111만명의 외국인이 강원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수요하고 관련된 얘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준비했다.

손익분기점 달성은 언제로 예상하는가?

국내 항공사 중에 최단 기간 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다. 이것은 항공료만으로는 힘들다. 항공료는 단지 300달러 뿐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오면 현지에서 2000달러를 쓴다. 우리는 모두 합쳐 2300달러를 노리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우리는 투어 컨버전스 캐리어다. 내부에 여행사업부 팀이 따로 있다. 손님들에게 쇼핑, 숙박, 먹거리 등을 제공하고 여기서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다. 규모 자체가 다르다. 항공료 300달러 받아서 영업이익 10% 올려 봤자다.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플라이강원 사옥에서 만난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  / 사진=최창원 기자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플라이강원 사옥에서 만난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 / 사진=최창원 기자

 

쇼핑은 어떻게 계획하는가?

쇼핑 스트릿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양양에 부지도 선정했다. 앞으로 2년 내에 문을 열 계획이다. 점포는 80~95개 정도로 예상한다. 의류와 화장품, 그리고 잡화 매장들을 들여올 것이다. 또 숙박을 위한 리조트도 근처에 지을 예정이다. 현재 건축 회의를 하고 있다. 면허가 좀 늦어져서 헤맸지만, 여러 사업을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비행기를 리스가 아닌 구매할 생각도 있다.

구매를 선호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항공기를 구매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다. 리스로 항공기를 도입하는 경우에 나가는 지출이 상당하다. 현재 B737-MAX8 기종 3대 구매 관련해 조율 중이다. 플라이강원이 보증금을 10% 정도 대고, 국책은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구매 말고도 리스도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 26대의 항공기 리스 LOI(투자의향서)를 받아 놨다. 구매가 안 된다면 항공기를 리스할 것이고, 3월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플라이강원을 자꾸 LCC라고 부르는데 오너리스크를 없애고 비용구조를 효율적으로 바꾼다는 측면에선 LCC가 맞다. 그러나 파격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게 우리 사업모델은 아니다. 비용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당연하고, 여기에 해외 손님들을 강원도에 끌어들여 여행과 관광을 한 데 묶는 상품을 제공하는 게 플라이강원의 사업 모델이다. 준비를 많이 한 만큼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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