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벤처, 고유계정 투자 비중 업계 최상위···“VC아닌 고배당 투자처로 봐야”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사진은 지난달 상장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 / 사진=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사진은 지난달 상장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 / 사진=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한축을 담당했던 VC업체들은 상장 이후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첫 VC 상장 사례가 될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흥행 성공은 해당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를 살릴 수 있는 반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달 28일까지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인 4500원으로 확정했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총 690곳의 기관이 참여하면서 경쟁률은 441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장한 VC들의 주가가 부진에 빠지면서 수요예측 성적 역시 100대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급락한 가운데 반전포인트를 만들어낸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흥행이 VC업계 전반으로 퍼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VC업계에서는 KTB네트워크와 네오플럭스 등이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상장한 VC 업체들의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장 절차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다만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일반 청약 결과 보다는 상장후 주가 추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으로 확정한 점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지만, 지난해 상장한 VC업체들 중에서도 역시 비슷한 성적을 받아들고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한 사례가 많아서다. 

VC업종에서는 지난해 3월​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어 7월에는 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가 상장했다. 이어 10월에는 나우아이비캐피탈, 11월에는 아주IB투자 등이 상장 행보를 이어 가면서 지난해 IPO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들 종목들은 상장후 주가 약세 속에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VC상장의 물꼬를 텄던 린드먼아시아는 기관수요예측에서 64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희망공모가밴드 상단인 5500원을 뛰어넘는 6500원으로 확정했다. 이어진 공모 청약에서도 경쟁률은 1000대1을 넘기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 상장 이후 주가는 1만8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 수록 주가는 내리막을 탔고 최근에는 58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역시 수요예측에서 78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희망공모가 상단을 뛰어넘는 7000원으로 확정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상장한 뒤 4거래일만에 주가는 공모가 밑으로 하락했고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의 이날 종가는 4325원이다. 

기대를 받던 VC들이 상장후 주가 부진에 빠지면서 지난해 10월 상장한 나우아이비캐피탈과 11월 상장한 아주IB투자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대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나우아이비캐피탈과 아주IB캐피탈 모두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밴드 하단 아래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우아이비캐피탈의 이날 종가는 4780원으로 공모가인 8500원의 절반 수준이고, 아주IB투자 역시 1305원에 거래되면서 공모가인 1500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수익구조가 다른 VC들과 차별화됐다는 점 역시 VC업종 전반에 온기가 퍼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고유계정 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이다. 

VC업체들은 통상 재무적투자자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투자를 진행한 뒤 투자회수 실적에 따른 성과보수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출자받은 투자금 대비 회수금액이 클 수록 성과보수도 높아지는 구조지만, 투자수익의 일정 비율을 받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반면 자기자본으로 투자했을 경우 개별 투자건으로 거둬들인 수익을 모두 가져갈 수 있어 수익성을 차별화할 수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고유계정 투자와 관련한 수익은 지난 3년간 평균 72%에 달한다. 업계 평균인 35%보다 두배 가량 높다.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가진 차별성 때문에 이번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더라도 다른 VC업체들의 기대감이 살아나기는 쉽지 않다투자자들은 미래에셋벤처투자를 단순 VC업체가 아니라 고배당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처로 인식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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