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이탈리아·스코틀랜드 등 지역도 가지각색
글로벌 기업이 임차인···안정적인 수익 기대
환 헤지 시 금리 차에 따른 프리미엄도 투자 매력 높여

자료=각사.
자료=각사.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유럽 오피스빌딩 사랑이 끊이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국 스코틀랜드 등 투자하는 지역들도 다양하다. 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유럽 부동산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안정적인 기대 수익률에다 환 헤지(hedge) 프리미엄이라는 이점이 더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 올해도 멈추지 않는 유럽 오피스 빌딩 쇼핑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연이어 유럽 오피스 빌딩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1조원대에 달하는 프랑스 마중가타워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마중가타워는 2014년 파리 서부 상업지구인 라데팡스 지구에 건설된 오피스 빌딩으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투자금융본부가 주도해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고, 현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이모빌리어(Amundi Immobilier) 등이 공동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유럽 오피스 빌딩을 주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1200억원 규모 오피스빌딩에 투자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546억원 규모 공모 펀드를 모집해 3일만에 완판했고 여기에 현지에서 671억원 규모를 차입해 투자에 나선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3000억원 규모 ‘투어유럽’ 빌딩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도 유럽 오피스 빌딩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은 지난달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약 830억원 규모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청사에 투자하기 위해 이달 7일까지 펀드 자금을 모으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은 펀드로 33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는 현지 대출로 충당한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유럽 빌딩 쇼핑에 나선건 올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덴마크 본사 인수를 위해 손을 잡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아일랜드와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빌딩을 사들였고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체코 프라하 KPMG임차 빌딩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해 스페인과 독일에서 빌딩 투자에 나선 바 있다.   

◇ 안정적인 기대 수익률에 환 헤지 프리미엄도 

이처럼 국내 금융투자사들이 글로벌 오피스 빌딩 매입에 나서는 배경에는 안정적인 기대 수익률에 있다. 글로벌 기업이나 공기업 장기 임차하고 있는 빌딩을 사기 때문에 공실에 대한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미래에셋대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마중가타워에는 회계·컨설팅사인 딜로이트(Deloitte) 본사와 글로벌 기업인 악사 그룹의 자산운용사 악사 인베스트먼트매니저(AXA Investment Managers) 본사가 총 면적의 100%를 임차 중이며 임차 기간은 약 9.5년이 남았다. 한국투자증권의 이탈리아 오피스빌딩 역시 피렐리 타이어(Pirelli Tyre)가 100% 임차 중이며 잔여 임차기간은 약 14년이다. 현대자산운용의 에든버러 빌딩에는 스코틀랜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9년 6월까지 임차 계약을 한 상황이다. 

여기에 유럽은 환 헤지 시 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차입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 대비 투자 매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원화는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인 고금리 통화로 환 헤지할 경우 금리 차이로 인한 프리미엄(수익)이 발생한다. 여기에 대부분 딜은 현지 대출을 끼는 경우가 많은데 저금리로 인한 차입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신흥국은 안정적인 기업 임차가 없고 미국은 안정적인 기업은 많지만 환 헤지 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유럽 빌딩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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