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관람객은 출입 못해···관계자만 출입 가능
대다수 장비사 ‘적용 사례’에 집중
큰 전시장 규모에 연주, 로봇, 연어 사육 시스템 마련

에릭슨 전시장에서 5G를 통한 원거리 합주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에릭슨 전시장에서 5G를 통한 원거리 합주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딱딱할 것만 같은 통신 장비업체의 전시장은 의외로 낭만이 가득했다.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5세대(5G)가 적용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극대화해서 보여주다 보니 화려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매 시간 직접 5G를 통한 밴드 연주가 이어지는가 하면 연어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기도 했다.

통신 장비업체의 전시장은 일반 관람객들이 드나들 수는 없다. 미리 관계자로 등록되거나 특정 미팅이 있어야 출입할 수 있다. 그렇게 출입한다 하더라도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경우 사진 촬영이 불가능했다. 그만큼 통신 장비업체의 전시장에는 민감한 사안들이 많은 셈이다.

공연시간이 다가오자 에릭슨 전시장에서는 드럼과 기타 연주자가 공연 준비를 시작했다. 전광판을 통해 1분 전부터 남은 시간을 알려줬다. 마치 카운트다운을 하듯 남은 시간이 사라지자 매끄러운 밴드 공연이 시작됐다. 노래를 불러야하는 보컬과 키보드가 없음에도 완벽한 밴드 공연이 이뤄졌다.

비밀은 5G에 있었다. 보컬과 키보드 담당자는 다른 이동통신사 전시장에 자리했다. 다른 장소에서 연주를 하지만 통신 지연이 거의 없는 5G지 덕에 박자에 민감한 음악을 완성도 있게 연주해 냈다. 5G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였다. 5G의 초고속, 초연결성, 초저지연이 산업에 사용될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5G가 실생활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데는 5G 원거리 밴드 합주가 제격이었다.

지난해 MWC에서 통신 장비업체들은 장비 위주의 전시를 선보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실제로 적용되는 사례에 집중했다. 주요 고객사인 이동통신사들과 제조업 업체들을 유치하려면 그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릭슨 전시장에서 로봇이 균형을 잡으며 걷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에릭슨 전시장에서 로봇이 균형을 잡으며 걷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에릭슨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닮은 장비도 선보였다. 더욱 친숙하게 느끼고 미적 요소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5를 활용해 6개 다리를 가진 로봇이 균형을 잡고 걸어 다니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관람객이 한 다리를 손으로 밀어도 로봇은 이내 균형을 잡아 쓰러지지 않았다.

에릭슨 전시장에 테이프형 안테나 시제품이 전시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에릭슨 전시장에 테이프형 안테나 시제품이 전시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집안에 안테나를 설치하곤 한다. 이런 경우 대개 벽을 뚫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고 막대한 비용이 든다. 에릭슨은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테이프형 안테나도 시제품으로 선보였다. 테이프형 안테나는 아주 얇은 테이크 형태여서 벽지로도 사용할 수 있게끔 디자인 됐다.

노키아 전시장에서 작업자가 밴드를 착용하면 작업자의 피로 등을 알 수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노키아 전시장에서 작업자가 밴드를 착용하면 작업자의 피로 등을 알 수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노키아에서는 여러 모니터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5G에 대해 재현했다. 머리에 장비를 쓰면 작업자의 피로도, 졸음 등을 파악해 표시해주는 기능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안전과 직결되는 업무를 담당하는 작업자가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노키아는 열을 식혀주는 수냉식 5G 통신 장비를 공개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노키아는 열을 식혀주는 수냉식 5G 통신 장비를 공개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또 수냉식 장비를 새롭게 전시했다. 기존 장비들은 많은 발열로 열을 식히기 위해 에어컨 등을 가동해야 했다. 이 수냉식 장비를 사용하면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알아서 열을 조절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화웨이 전시장에서는 5G 기반 연어 사육 시스템이 소개됐다. 5G를 통해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의 온도를 모니터링하고 4K 카메라를 통해서는 연어의 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

반면 삼성전자 전시장에서는 별도의 독특한 사례들이 전시되지 않았다. 장비 기기 위주로 전시가 진행됐다. 다만 오렌지 등 이동통신사 전시장에서 삼성전자 5G 통신 장비를 활용한 로봇, 드론 등이 전시됐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