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미중무역 협상, 노딜브렉시트 등 대외변수 많아
“호재 이미 반영돼 상승동력 크진 않아 박스권에서 머물듯”

국내 증시가 지난달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제자리만 맴돈 가운데 내달 증시는 다양한 대외 변수 속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는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북미 정상회담 결렬,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합의없는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 중국 부채 우려 지속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달 1일 2211.92에 시작한 코스피는 이날 2195.44에 마쳤다. 1월 한 달 동안 8% 넘게 오른 상승세를 2월에는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이달 하순만 하더라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가능성에 지난 25일에는 장중 2241.76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의 기대감 하락에 28일에만 1.76% 내리며 그동안 상승폭을 반납했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3월 증시는 더욱 안갯속이 됐다. 당초 북미 정상회담이 기대 이상으로 끝나고 남북 경제협력이 이어지면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합의문 서명식이 취소되는 등 합의없이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면서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밖에 노딜 브렉시트 관련 이슈도 불안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선 테리사 메이 총리가 3단계 투표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유럽연합(EU)과 협상을 벌일 시간은 벌었다. 3단계 투표안에 따르면 영국 의회는 내달 12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브렉시트 제 2 승인투표에 들어간다. 이 투표가 부결되면 13일 노딜 브렉시트 여부를 의회 표결에 부치게 된다. 만일 이마저 거부할 경우에는 다음날인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하원에 맡길 전망이다. 3월 중순 내내 투표가 이어져 금융시장에 변수가 많아졌다.

중국 부채 문제도 투심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평가된다. 실제 최근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에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채무불이행은 사모 4건, 공모 12건을 포함해 120억위안(약 2조원)에 달한다. 중국의 지난해 채무불이행의 규모는 1200억위안(약 20조원)으로 2017년보다 4배나 늘며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협상이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분석된다. 지난 27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같은 날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에 출석해 미·중 협상단이 합의이행 방안에 관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미국 연준의 비둘기적인 통화정책 기조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 하는 요인이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사실상의 보유자산(대차대조표) 축소 프로그램의 종료 시점을 조만간 발표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연준이 더 이상 시중 유동성을 축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증시에는 호재로 읽힌다. 

다양한 변수가 혼재된 상황 속에서 다수 국내 증권사들은 내달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내달 전망 보고서에서 “연초 위험선호를 견인했던 이슈(미·중 무역협상, dovish Fed)들은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외국인 순매수 강도,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 시 가격과 펀더멘털 간의 괴리가 임계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어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역시 “3월 주식시장은 시장에 기대감을 줬던 주요 이벤트가 종료되면서 펀더멘털의 부진이 부각돼 차익실현 매물이 지수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3월 코스피 밴드는 2140~227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 되면서 투심이 극도로 얼어붙은 가운데 증권사들은 내달 증시가 박스권에서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 되면서 투심이 극도로 얼어붙은 가운데 증권사들은 내달 증시가 박스권에서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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