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대적 홍보에 맞춰 이벤트 진행···이미지 개선 효과도 노려

KEB하나은행의 3.1운동 100주년 기념 캠페인 / 사진=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의 3.1운동 100주년 기념 캠페인 / 사진=하나은행

최근 시중은행들이 3.1절 100주년을 기념해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기예금 특판, SNS 이벤트, 관련 영상 공개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올해 정부가 3.1절 행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이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3.1절 10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총 1조원 한도의 정기예금을 특판하고 SNS 게시물 ‘좋아요’ 이벤트를 통해 적립금을 모아 독립유공자 후손 등에 기부할 계획이다. 

최근엔 나라사랑 캠페인 동영상을 제작, SNS 채널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캠페인 동영상은 하나은행의 홍보 모델인 래퍼 김하온이 작사와 랩에 참여해 ‘하나 되어 외쳐봐, 대한민국 WE ARE 100’이라는 주제로 제작 후 SNS 채널인 유튜브(YouTube)에 공개했다.

동영상에서 김하온은 서대문 형무소, 안중근 의사 기념관, 효창공원 등 총 15군데의 독립운동 사적지를 찾아가 경쾌한 리듬의 랩(Rap)으로 소개했다. 동영상을 보고 ‘좋아요’를 클릭하면 클릭수 당 500원이 기부돼 독립운동 후손 후원 사업에 쓰이게 된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랩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표현함으로써 젊은 세대들도 독립운동의 역사를 느끼고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날의 이야기’ 유관순 열사와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담은 기념영상을 국민은행 공식 SNS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이번 영상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100년 전 외침이 100년 후 대한민국에게’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가수 김도연과 최유정이 각각 유관순 열사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이야기를 전했다.

국민은행은 아울러 ‘다시 부르는 여옥사 8호실의 노래’ 음원도 공개했다. 다시 부르는 여옥사 8호실의 노래는 3.1운동 직후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 함께 투옥돼 옥중에서도 만세운동을 펼친 7인의 여성 독립운동가 김향화, 권애라, 신관빈, 심명철, 임명애, 어윤희, 유관순이 서로를 위로하고 독립에 대한 열망을 드높이고자 지어 부른 노래다. 

신한은행은 공식 페이스북 이벤트로 오는 3월 2일까지 태극기 인증샷 이벤트를 진행한다. 태극기 게양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각자의 개성과 감성을 담은 태극기 인증샷을 페이스북에 인증·공유하며 해시태그를 통해 3·1운동의 숭고함을 담아내는 이벤트다. 3.1절 당일에는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하는 콘텐츠를 게시함으로써 공유 이벤트도 추진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도 내달 15일까지 ‘3·1운동 100주년 기념 대고객 동감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번 이벤트는 ‘함께였던 100년의 동행, 함께할 100년의 공감’을 주제로 농협은행 공식 SNS에 3.1운동 100주년 소감을 댓글로 작성하는 이벤트와 스마트뱅킹 앱의 이벤트 페이지에서 3.1운동 관련 퀴즈를 푸는 이벤트로 나눠 진행된다.

이처럼 은행들이 3.1절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몇 년간 시중은행들은 관련 마케팅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정부가 3.1절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이에 편승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눈치를 많이 보는 은행 입장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애국 마케팅’을 통해 은행 이미지 개선도 노려볼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대대적으로 3.1절 100주년을 홍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도 관련 이벤트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아울러 이러한 애국 마케팅을 통해 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어느정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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